미 정보당국 “러시아, 돈바스 이상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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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인스 DNI국장 상원 청문회서 “푸틴, 브리지 연장 징후 보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각각 전쟁 목표를 상향 조정하면서 전쟁이 장기화의 길로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당초 예상과 달리 돈바스 지역을 넘어 흑해 연안까지 점령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역시 돈바스를 포함한 모든 영토에서의 러시아 철퇴로 목표를 수정했다고 밝혀 양국 간 외교 협상을 통한 분쟁 해결이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현지 시간)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돈바스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서의 장기 분쟁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러시아군이 몰도바 트란스니스트리아까지 브리지를 연장하려는 징후가 보인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접경인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자체 독립을 선언한 곳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부터 남동부 헤르손, 남부 오데사를 거쳐 트란스니스트리아까지 장악해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에 대한 본격적인 통제에 나서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타스통신은 11일 현지 러시아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헤르손 내 친러 세력이 푸틴 대통령에게 연말까지 러시아에 편입시켜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헤인스 국장은 현재 러시아군이 돈바스에 집중하는 것은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일시적 변화일 뿐”이라며 여전히 흑해 연안 지역을 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콧 베리어 국방정보국(DIA) 국장도 같은 청문회에서 “단기적으로는 실행 가능한 협상 경로가 보이지 않는다”며 교착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헤인스 국장은 전쟁이 지속돼도 러시아가 핵을 사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정보 당국의 시각을 전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서방을 겁주기 위해 핵을 언급한다면서 서방이 이를 무시한다고 느끼면 푸틴이 새로운 핵 군사력 훈련을 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푸틴은 자신의 정권이나 러시아의 생존 위협이 감지될 경우에만 핵무기에 의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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