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닐 과다복용 또 고교생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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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C는 무지개 색상의 펜타닐 확산에 대한 특별 주의보를 발령했다.

우드랜드고 야구선수
10대들 사이 유행병
모르핀 독성 100배나
지난해 10만여명 숨져

한인 학생들도 다수 재학 중인 우드랜드 힐스 지역에 위치한 엘 카미노 리얼 차터 고등학교의 17세 남학생이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숨져 충격을 주고있다.
지난달 할리웃의 한 고교에서도 여학생이 약물 남용으로 숨진 데 이어 불과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자 10대들의 펜타닐 남용 문제의 심각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이번 학생 사망은 명문 고교인 엘 카미노 리얼 차터 고등학교에서 발생하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엘 카미노 리얼 차터 고교 측은 6일 학생,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보낸 편지에서 학교의 야구선수로 활약해 온 17세 남학생이 약물 과다 남용으로 캠퍼스 밖에서 숨졌다는 사실을 전했다.
해당 학교의 데이빗 허시 디렉터는 “학생의 사망 사실을 알리게 돼 매우 슬프다”며 “약물 남용으로 인한 사망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학부모를 비롯한 가족, 이웃들이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숨진 학생은 케이드 키친으로 현재 고펀드미에는 장례식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페이지가 개설돼 있다. 9일 기준 약 400여명의 기부자들에 의해 총 5만2,000여달러의 후원금이 모인 상태다.
지난달 13일에도 할리웃 지역 번스타인 고등학교 여자 화장실에서 15세 여학생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사망 원인은 펜타닐이 함유된 약물 과다 복용이었다. 이처럼 최근들어 남가주를 포함한 미 전역에서는 알록달록 무지개 색상의 펜타닐 계열 약물이 10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며 각종 사건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24세 이하 캘리포니아 주민 770명 이상이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사망했는데, 이는 2016년 이후 21배나 증가한 수치다. 10대들 사이에서는 전반적으로 약물 남용 사례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입원 및 사망은 급증했는데, 이는 주로 모르핀보다 50배 이상 강한 합성 오피오이드인 펜타닐의 보급이 주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LA 카운티 보건국은 불법 마약 및 위조 마약 판매와 관련해 ‘건강 경보’(Health Alert)를 발령하기도 했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무지개 색상의 펜타닐 확산에 대해 부모와 자녀를 대상으로 특별 주의보를 발령했다.
LA 카운티 보건당국은 펜타닐 테스트 스트립을 통해 부모들에게 자녀의 약물 복용을 방지해 달라고 권고했다. 펜타닐 테스트 스트립이란 약품에 펜타닐이 함유되어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검사 키트로 테스트 스트립을 올바르게 사용할 시 약물 과다 복용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약물 해독제인 날록손(naloxone)을 구입해 오피오이드 과다 복용 부작용을 응급 시에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날록손은 몸속에 있는 마약성 진통제를 일시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에 응급 처치에 효과가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별도의 처방전 없이 날록손 구입이 가능하다.
과거 펜타닐은 암환자 치료를 위해 개발된 마약성 진통제다. 진통 효능이 헤로인보다 30배~50배, 모르핀보다 100배 강한 만큼 독성과 중독성이 강해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CDC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10만7,000명에 달했다.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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