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뇌물수수·위증 …LA 시의회 ‘부패 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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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지구 프라이스 기소 ‘전면개혁’여론 비등

▶ 직무정지 결의안 상정, 또 다시 직무대행 추진… ‘시민감시제도’ 요구도

커런 프라이스 LA 시의원(9지구)이 횡령, 위증 등의 혐의로 LA 카운티 검찰에 의해 전격 기소되면서(본보 13일자 A1면 보도) 시의원으로서의 직무정지가 유력시되고 있어 그동안 부패 스캔들로 점철돼 온 LA 시의회에서 또 하나의 흑역사로 남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한인사회를 비롯한 LA 주민들 사이에서는 툭하면 터져나오는 LA 시의회의 부패상이 도를 넘었다며 강력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프라이스 시의원은 지난 13일 기소 사실이 발표된 직후 시의회 부의장직과 소위원회 직함에서 모두 사임하지만 시의원직은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LA 시의회에는 그에 대한 직무정지 결의안이 상정돼 통과가 유력시되고 있다.

폴 크레코리안 시의장은 14일 프라이스 시의원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내용의 결의안을 시의회에 상정했다. 시헌장 211조에 따라 시의원 직무정지는 시의회 산하 규정위원회 심리를 거친 후에 시의회 투표에 들어간다. 규정위원회의는 본래 다음주 금요일에 예정돼 있었는데 시급한 사안인 만큼 특별 회의를 열어 일정을 앞당길 수도 있다고 시의장은 밝히기도 했다. 정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빠르면 다음주 직무정지 결의안이 시의회 전체회의에서 투표까지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프라이스 시의원 직무정지 결의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크레코리안 시의장은 시의회가 프라이스 시의원의 직무정지 결정을 내리게 되면 9지구 공석을 메우기 위해 직무대행을 지명할 예정이다. 그는 적절한 직무대행 지명을 위해 9지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의견수렴(공청회) 절차를 거친다는 내용의 조례안도 상정했다.

이 외에도 크레코리안 시의장은 14일 공석이 된 시의회 부의장직에 마퀴스 해리스-도슨 시의원(8지구)을 지명했다. 이 역시 시의회 표결을 거치게 된다.

이처럼 LA 시의원들의 부패 스캔들이 반복되며 한인사회에서도 분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임스 안 LA 한인회장은 “연이은 스캔들에 깊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개인의 일탈도 영향이 있겠지만, LA 시의원직 자체가 웬만한 연방 레벨의 선출직보다 실권이 높아 이런 문제가 계속 되는거 같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다시는 이런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의원 증원, 시민감시제도 도입 등 예방 및 감독제도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3일 LA 카운티 검찰은 프라이스 시의원이 5건의 횡령에 의한 중절도, 3건의 위증, 2건의 이해충돌 등 총 10건의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프라이스 시의원의 아내는 프라이스 시의원이 승인 투표에 관여한 프로젝트와 관련,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개발업자들로부터 총 15만달러 이상을 대가성으로 받았다는 것이 주요 혐의다. 또 2013년부터 2017년 사이 아직 다른 여성과 혼인 관계인 상태였는데, 현재의 아내를 위한 정부 의료 보조금 3만3,800달러를 받은 혐의도 있다.

LA 시의회 부패 스캔들은 수년간 계속되고 있다. 앞서 지난 2018년 당시 12지구 시의원이었던 미첼 잉글랜더는 지난 2017년 6월 팜스프링스와 라스베가스에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된 대가성 돈, 호텔 객실, 고급 식사, 성접대 등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뒤 시의원직을 사임했고 2020년 기소된 뒤 유죄를 인정했다.

또 지난 2018년 당시 14지구를 관할했던 호세 후이자 시의원이 호텔 개발 프로젝트 관련 150만 달러의 뇌물과 도박 여행, 접대 등을 받은 혐의로 연방 검찰의 수사를 받자 스스로 의원직에서 물러났고 2020년 기소된 뒤 유죄를 인정했다.

지난 2021년에는 마크 리들리-토마스 전 시의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고 향후 배심원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나왔다.

지난 2022년에는 누리 마티네스, 케빈 데 리온, 길 세디요 등 당시 시의원들의 심각한 인종차별 발언(녹음 유출)으로 파문이 일자 마티네스는 시의원직에서 물러났고, 길 세디요 시의원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버티다 임기를 마무리 했으며 데 리온 시의원은 사퇴를 거부해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