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인들이 꼽은 목회자의 자격’ ‘인품·성도 사랑·설교 능력·기도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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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인은 설교나 기도 능력보다 인품과 성도에 대한 사랑을 목회자의 중요한 자격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

▶ 출석 교회 목사 자격과 교인 바람 간에는 괴리
▶ 심방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받고 싶다는 마음은 적어

한국 교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목회자의 자격은 무엇일까? 한국 교회 조사 기관 지앤컴리서치가 최근 한국 성인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목회자에게 바라는 것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한국 교인들은 인품 또는 인격(31.2%)을 목회자가 갖춰야 할 첫 번째 자격 요건으로 꼽았다.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약 24.5%의 교인이 목회자는 성도를 향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목회자 자격에 대해 설교 능력이나 기도 능력, 또는 (교인을) 가르치고 훈련시키는 능력을 생각하기 쉽지만 이들 자격 요건을 중요하게 본 교인은 목회자의 성품을 중요하게 여기는 교인보다 적었다.

현재 출석 중인 교회의 목회자가 자격 요건에 충족하는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교인이 원하는 자격 요건과 괴리가 나타났다. 교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꼽은 인품과 인격에 대한 출석 교회 목회자의 충족도는 4.02(5점 만점)점으로 5가지 자격 요건 중 가장 낮았다.

출석 교회 목회자의 성도에 대한 관심과 사랑에 대한 교인 충족도 역시 4.02점으로 낮게 나타났다. 반면 목회 자격 요건으로 성도들이 낮은 점수를 준 가르치고 훈련하는 능력에 대한 교인 충족도가 4.12점으로 가장 높았다.

한국 교회만의 문화로 자리 잡은 심방에 대해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교인은 많지만 받고 싶다는 교인은 적었다. 심방은 신자의 가정을 방문해 대화하며 가정 형편을 살펴보고 신앙적 상담과 위로를 주는 목양 활동이다.

심방 활동이 필요하다고 본 교인은 61%였고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교인도 27%로 교인 10명 중 9명이 심방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이 심방을 받고 싶다는 교인은 39%로 받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답변(61%)보다 적었다.

이는 목회자의 가정 방문에 대한 교인의 부담감이 적지 않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최근 한국 교계에서는 새로운 심방 트렌드가 나타나 목회자가 교인과의 거리 좁히기에 노력하고 있다. 집으로 찾아온 목회자에게 음식이나 다과를 대접하는 심방 문화 대신 목회자가 교인의 학교나 직장으로 찾아가거나 교인을 교회로 불러 밥을 사는 경우도 많다. 또 대면 방식의 심방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기 위한 전화 심방도 느는 추세다.

한편 한국 교인 중 개인 문제 상담은 출석 교회 목사에게 받고 싶다는 교인이 가장 많았다. ‘개인 문제 또는 가정 문제로 상담을 받고 싶은 적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약 46%가 평소 상담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다고 답했다. 상담을 받고 싶은 인물로는 출석 교회 목회자를 꼽은 교인이 67%(중복 응답)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상담 전문가나 상담 센터를 통한 상담을 원하는 교인이 40%로 두 번째로 많았고 다른 교회 목회자에게 상담을 요청하고 싶다는 교인도 약 15%였다.

상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까다로운 절차나 정보 부족으로 시작이 쉽지 않다. 그러나 목회자로부터 상담을 받은 교인은 어느 정도 도움을 받고 있었다. 전체 교회 출석자 중 약 16%가 출석 교회 목회자로부터 상담을 받은 경험이 있는데 이중 약 51%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됐다’라고 답했고 약 44%는 문제 해결은 안 됐지만 ‘상담만으로 위로와 힘이 되었다’라며 상담의 긍정적 효과를 경험했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