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미국·세계 10대 뉴스

108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처음 발생한 중국 우한의 한 병원에서 지난 2월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이 환자를 긴급히 옮기고 있다.[로이터]

➊ 세계 뒤흔든 전염병‘코로나’···165만 숨졌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뒤흔들며 2020년을 ‘최악의 한 해’로 만들었다. 이 바이러스는 작년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병이 보고된 뒤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했고, 전염력이 세고 치사율이 높지만 연구되지 않은 새 괴질에 가까운 까닭에 세계 각국의 피해는 컸다.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7,400만여 명, 누적 사망자는 165만명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인류의 반격은 시작됐다. 1년도 안 돼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이 개발에 성공, 코로나 퇴치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➋ 코로나로 경제 흔들···항공, 호텔 등 직격탄

코로나 팬데믹은 미국과 세계 경제를 뿌리부터 송두리째 흔들어놓았다. 전문가들은 근대사회에 들어 특정 재난으로 인해 이같은 충격을 준 것은 팬데믹이 거의 유일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자연재해와 달리 팬데믹은 경제의 근간인 사람의 이동과 집합을 제한시키면서 경제활동 자체를 마비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항공과 여행, 호텔 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실업자가 급증하고 소비는 위축되면서 식당 등 소매업계는 생존위기에 몰렸다.

➌ 유명 기업들 줄파산···출렁했던 증시는 반등

팬데믹으로 올해 기업들의 파산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올해 3분기까지 사업체 파산신청 건수가 33% 늘어났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명품 백화점 니만마커스와 의류업체 브룩스 브러더스·제이크루, 요식업체 시즐러 등이 파산보호 신청을 하는 등 소매업계의 도산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뉴욕증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폭락했으나 올 4분기 들어 IT 공룡 기업들의 회복과 기업공개(IP) 시장의 호황으로 연말을 강한 상승세로 마무리하고 있다.

➍ 바이든 대선 승리···트럼프 전례없는 불복전

11월3일 대선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고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유례 없는 대선 결과 불복전을 벌였다. 바이든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하면 국제사회에 급변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안보 동맹국을 압박할 정도로 이례적인 외교정책을 펼쳤으나, 바이든 당선인은 다자주의 협력과 동맹관계 강화라는 정반대에 가까운 외교정책 기조를 예고하고 있다.

➎ 미-중 갈등 심화···수퍼파워 ‘신냉전’

세계 경제 1, 2위 국가인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신냉전’으로 불리 정도로 격화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광범위한 고율 관세를 물리는 작년 무역전쟁에 이어 올해도 대중제재를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기술기업 바이트댄스에 모바일 동영상앱 틱톡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미국 정부는 신장 지역의 소수민족 위구르에 대한 인권침해, 홍콩자치권 훼손에 대한 책임을 묻는 제재도 가했다. 코로나19를 세계에 퍼뜨린 책임을 묻겠다며 제재를 거론하기도 했다.

➏ 영국, EU 갈라서다···브렉시트 타결

영국은 올해 1월 말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Brexit)를 단행했다. 이는 2016년 6월 국민투표에서 가결된 지 3년7개월 만이었다. 올해 12월31일이 되면 브렉시트 효력이 유예되는 전환기간마저 끝나 탈퇴가 마무리된다. 영국 정부는 EU와의 미래관계를 설정하는 협상에서 기존 특혜를 누리면서 자주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EU는 이를 거부하고 있어 결국 전환기간 만료를 앞두고 미래관계에 대한 합의 없이 탈퇴가 이뤄지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졌다.

➐ 민간 우주여행 개막···스페이스X 유인우주선 성공

인류의 우주 개척사에서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여행이라는 이정표가 세워졌다.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미국 민간기업 스페이스X가 재활용 로켓을 이용해 만들어낸 결실이다. 스페이스X는 5월30일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2명을 태워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내는 데 성공했다. 민간 기업이 주도한 우주여행은 스페이스X가 처음이었다. 스페이스X는 5월 시험운항을 넘어 11월16일에는 실제 임무가 있는 우주비행사 4명을 ISS에 보내 민간 우주선 정규운항의 개시를 알렸다.

➑ 불안한 중동···이스라엘 평화협정, 이란은 불안

이스라엘과 일부 아랍국가들의 외교관계 정상화는 중동정세와 직결되는 중대 소식이었다. 반대로 이란과 미국-이스라엘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이스라엘은 8월부터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수단, 모로코와 차례로 관계정상화에 합의했다. 반면 이란핵합의 탈퇴에 따라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복원한 데 이어 군사옵션까지 사용, 올해 1월 이란의 권력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표적 공습으로 살해했다.

➒ 기후위기로 자연재해 확대···인류에 최대 위협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올해도 점점 더 세계인의 피부에 와닿는 사안이 돼갔다. 기상이변, 특히 극단적인 날씨에 따른 재해는 전 세계에서 지역을 불문한 공통 현상으로 부각됐다. 대서양에서는 미리 지어놓은 이름이 동날 정도로 열대성 폭풍이 많이 발생했다. 초강력 허리케인뿐만 아니라 극단으로 치닫는 폭우, 가뭄, 폭염에 따른 피해도 컸다. 한국, 중국, 일본은 보기 드문 집중호우를 겪었고 유럽에는 기록적 폭염이 닥쳤으며 남북극 얼음은 회복 불능 수준으로 빨리 녹아버렸다.

➓ 코로나에 도쿄올림픽 사상 첫 1년 전격 연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는 사회, 경제적 타격에서 멈추지 않고 스포츠 인류의 제전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3월24일 밤, 2020 도쿄하계올림픽 개막 카운트다운 시계가 멈췄다. 대회 시작 122일을 앞두고서다. 코로나19 급속 확산 속에서도 IOC와 일본 정부는 올림픽을 강행하려 했으나, 결국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 이날 전화 통화로 도쿄올림픽 1년 연기에 전격 합의했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세가 심화되면서 내년 개최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615 Milwaukee Ave Glenview, IL 6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