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보호프로그램 신청 폭주에 ‘업무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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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보호프로그램이 지난 3일부터 신청이 시작됐지만 연방정부의 시행규칙 지연과 신청 폭주 등으로 실질적인 기금 펀딩은 지연되고 있다.[AP]

연방정부 준비 부족, 은행들도 혼선
BOA 이틀만에 접수 18만건 넘어서
“인력 등 시스템 보강 후 접수 재개”

연방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라 발표한 경기부양법안(CARES Act)에 포함된 ‘급여보호프로그램’(PPP: Paycheck Protection Program)에 신청이 폭주하며 신청업무가 사실상 마비됐다.
6일 주류 언론들과 금융권, 한인 은행권에 따르면 PPP 프로그램 신청접수가 시작된 지난 3일부터 한인은행 등 전국 은행들에는 PPP 프로그램에 대한 문의와 신청 요청이 폭주하면서 일부 대형은행들은 신청접수를 잠정 중단시켰다.
6일 웰스파고 뱅크는 PPPP 프로그램에 배정한 100억달러를 훨씬 넘는 신청 요청이 접수됐다며 4월 5일까지 접수된 신청만 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웰스파고 은행은 선착순으로 접수된 신청을 일단 소화하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신청 접수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신청 접수 이틀 만에 대출 희망건수가 18만5,000건에 달했으며 대출 규모가 3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또 따른 대형은행인 시티뱅크는 프로그램에 대한 준비작업 부족으로 이번 주에야 신청을 접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PPP 신청이 퍼스트 컴 퍼스트 서비스여서 신청 폭주로 인해 은행들이 서류 작성과 서류심사, 인력배치와 전산망 설치 등 대출에 필요한 시스템 구축을 제대로 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신청이 폭주하면서 혼란과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PPP 신청에 대한 혼선과 폭주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연방정부의 준비 부족과 관련 규정 지연을 꼽았다. 프로그램 주관처인 연방 중소기업청(SBA)이 PPP 프로그램에 대한 잠정 시행규정을 신청 접수 당일인 3일에야 공개하면서 은행들이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준비하고 인력을 배치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또 잠정 시행규정의 일부 내용이 불분명하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하지만 SBA는 최종 시행규정을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4월3일부터 시작, 오는 6월30일까지 신청할 수 있는 PPP 프로그램은 직원이 500명 이하인 중소기업과 비영리 단체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직원들의 급여와 기타 사업 비용을 지급할 수 있도록 최대 1,000만달러까지 1% 저금리에 대출을 해주는 지원 프로그램이며 연방정부가 100% 보증하기 때문에 은행 등 렌더 입장에서도 리스크는 전혀 없다.
기업들은 대출금으로 급여와 커미션, 임대료, 공과금, 의료비용, 담보대출 이자 지급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급여나 임대료, 공과금과 담보대출 이자 비용의 경우 상환이 면제될 수 있어 기업들에게는 갚지 않아도 되는 정부 지원금이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신청이 폭주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PPP 프로그램에 3,490억달러를 배정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금이 소진되면 추가로 예산을 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업청난 예산이 투입돼 자격조건이 되는 대다수 중소기업들이 혜택을 받을 것이지만 실제로 대출금을 받기까지에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구비하는데 기업들이 어려움이 있어 추가 서류 요청부터 서류 심사를 완료하고 은행 차원의 승인부터 SBA에 대출 승인을 받는 것부터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처음 시작하는 프로그램이라서 신청자는 물론 은행들도 혼란과 혼선이 있기는 마찬가지”라며 “도움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이 가능한 빨리 신청을 받을 수 있도록 이 프로그램에 추가 인력을 배치하는 등 대출 심사 시스템을 셋업하고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은행 관계자는 “결국은 시간싸움이다. 기업들이 도산하기 전에 지원금을 최대한 빨리 지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인은행이 존재하는 이유가 한인 고객을 돕는 것인 만큼 이달부터 대출금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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