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화려한 개막

459
성화 최종주자로 나선 이라무장(왼쪽)<로이터>

2008년 하계 개회식 대비 출연진 줄었지만 기술 효과 등으로 흥미 더해
성화 최종 주자는 2001년생 중국 국가대표 이라무장·자오자원

사상 최초로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도시가 된 중국 베이징이 2008년 하계올림픽 때와는 다른 감동을 올해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선보였다.

4일 밤(한국시간) 중국 베이징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은 14년 전인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회식과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 행사였다.

개회식이 열린 장소가 같고, 두 대회 개회식 모두 중국의 유명 영화감독 장이머우가 총연출을 맡았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행사의 규모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라는 환경적인 차이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2008년 개회식은 ‘지상 최대 규모의 쇼’라는 표현이 괜한 말이 아니었을 정도로 압도적인 규모가 가장 큰 특징이었다.

당시 출연진만 1만5천명에 달했고, 식전 행사까지 포함하면 4시간이 넘게 걸렸으며 당시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폐회식 비용이 6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2008년 개회식에는 9만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차 국가체육장 내에만 10만명이 넘는 대규모 인파가 운집했고, 중국 가수 리우환, 영국 가수 세라 브라이트먼 등 스타 유명인들도 초대됐다.

그러나 올해는 여러모로 상황이 바뀌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출연진 수는 2008년 행사의 드러머 수와 비슷한 3천명 정도로 대폭 축소됐고, 행사 시간도 추운 날씨 등을 고려해 식전 행사까지 2시간 30분으로 줄었다.

또 이날 출연진에는 유명 스타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고, 전원이 학생 또는 베이징과 허베이성에 사는 주민으로 구성됐다.

흔히 ‘중국’ 하면 떠오르는 ‘인해전술’이나 ‘규모의 힘’과는 거리가 먼 행사였지만 전통적인 중국의 미를 살려 코로나19로 신음하는 전 세계에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리가 됐다.

식전 행사는 중국의 ‘국민 레저활동’인 광장무와 함께 ‘복’이라는 글자로 시작했다.
대회 개막 사흘 전인 1일이 음력 설이었다는 점에 착안해 중국의 ‘過年好’라는 새해 인사도 무대에 크게 새겨졌다.

선수단 입장 시에는 여러 나라의 유명한 곡 19개가 배경 음악으로 나왔으며, 진행 요원들은 ‘환영’이라고 쓰인 마스크를 쓰고 선수단을 맞이했다. 한국 선수단은 91개 참가국 가운데 73번째로 입장했으며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와 김아랑이 기수를 맡았다.

행사의 피날레는 성화 점화였다.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중국 동계 스포츠를 대표하는 인물 한 명씩 성화 봉송에 나서고, 마지막에는 2000년대생 남녀 선수 한 명씩 성화를 이어받았다.

2001년에 태어난 크로스컨트리의 디니걸 이라무장, 노르딕 복합 중국 대표인 자오자원은 나란히 성화를 들고 경기장 내를 달리다가 커다란 눈꽃 송이의 가운데 설치된 안치대에 성화봉을 꽂아 성화 최종 주자의 영예를 안았다.

역대 동계올림픽 성화대 가운데 가장 소박한 불꽃이 타올랐다.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615 Milwaukee Ave Glenview, IL 6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