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쉼터로 기부된 천막에 시카고시 철거 ‘빨간 딱지’ 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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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 수십개 기부한 지역 상인 ‘노숙자 겨울나기 어쩌나’ 우려 표해

노숙자를 위한 임시거처로 한 상인이 기부한 야외 텐트 70여 개가 최근 시 정부로부터 ‘철거 경고’를 받았다.
시카고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앤디 로블도 씨는 지난해부터 긴 겨울 추위로 힘들 노숙자를 위해 방한 텐트와 난방 용품 등을 기부해왔다. 그는 “나 또한 아직도 회복 중인 약물 중독자이다. 약물이 인생을 어떻게 망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며 “그들에게 쉴 곳과, 음식, 따뜻함을 주려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개당 350달러의 겨울낚시용 텐트를 약 70여 개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 정부는 최근 이 천막에 경고 표식을 붙이고 공공 도로에 개인의 물품을 설치할 수 없다며 시 규율위반으로 “철거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텐트에 거주하는 노숙자 중 한명인 니나 스포덴 씨는 최근 지역을 찾은 공무원이 그들에게 “이 곳에 오래 머무를 수 없으니 너무 편하게 지내지는 말라”고 말했다며 “지난해 겨울은 이런 도움이 없어서 너무 힘들었다. 이렇게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정말 큰 의미”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시카고 가족 및 지원서비스부는 텐트촌에 사는 노숙자들과 협력해 천막을 청소하고 거주지를 마련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철거 경고로 퇴거 조치를 받은 노숙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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