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5-2017] “학교 가기 싫어”…우리 아이 혹 왕따?

1396

학기초 사이버 불링 급증

부모들 세심하게 관찰해야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자녀를 두고 있는 김모씨는 며칠 째 걱정으로 잠을 설치고 있다. 최근 새학기가 시작된 자녀가 배가 아프다며 학교에 가기 싫어해 아침마다 실랑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이의 학교생활을 그동안 잘 살피지 못했는데 새 학기가 시작된 후 아이가 또래 친구들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며 학교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자녀를 잘 다독여 학교를 보내고는 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고교생 김모양은 하루하루가 고통스럽다. 둘도 없이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다툰 이후로 그 친구가 김양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을 퍼뜨리면서 자연스레 왕따가 돼 버린 것. 다른 친구들과 가까이 지내려고 노력했지만 김양을 피하기 일쑤며 그럴수록 그 친구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을 통해 김양에 대한 모욕적인 메시지로 도배를 했다. 김양은 요즘 부모에게 다른 학교로 전학을 보내달라는 말만 하고 있다.

시카고시 공립교를 제외한 서버브지역 각급 학교들이 대부분 개학한 가운데, 학기가 시작하면서 학교와 소셜미디어 등에서 이른바 왕따(집단 따돌림)로 인한 피해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한인 학부모들의 자녀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당부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새학기가 시작돼 교실과 친구, 교사 등 모든 것이 낯설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이를 자칫 방치해두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1년 중 새학기가 시작되고 난 후인 8월 말부터 9~10월에 자녀들의 학교 부적응 및 왕따 피해 관련 학부모들의 문의가 크게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왕따 문제의 경우 피해를 당한 학생들이 이를 가정에서 숨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부모들의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녀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관찰이 왕따 피해를 발견하고 대책을 마련하는데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옷이나 가방, 책 등이 인위적으로 훼손됐거나 ▲몸에 의문스러운 상처가 있다거나 ▲자녀가 소극적으로 변하거나 ▲학교 가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싫어하거나 ▲집에 왔을 때 감정의 변화가 심해 공격적으로 변하거나 할 경우엔 왕따를 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전문가들은 만약 왕따로 인한 피해가 발견됐을 경우 부모는 일단 자녀를 안심시키고 학교 측과 대응을 논의해야 하며, 학교 측의 대응이 미지근할 경우에는 관할 학군에 신고를 하는 등 적극 대처하고 자녀와 함께 전문 상담기관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박주연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615 Milwaukee Ave Glenview, IL 6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