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처방약과 유사하면 FDA로부터 ‘퇴짜’
시카고 트리뷴지가 지난 23일자에 ‘약 이름은 어떻게 지어지나’라는 제하의 기사를 비즈니스섹션 머릿기사<사진>로 다뤘다. 다음은 그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근래들어 약의 이름을 짓기가 과거보다 훨씬 어려워졌다. 브랜딩 회사인 애디슨 휘트니사 브래논 캐션 국제회장에 따르면, 수많은 약이 존재하는 시장에서 약 이름이 거부당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방식품의약국(FDA)이 기존의 처방약과 유사한 이름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처방약이 다른 약과 혼동을 일으킨다면 심각한 질환이나 심지어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다. 캐션은 철자가 변경되거나 혼동을 야기시키면 약사들이 알파벳으로 정리된 약품리스트에서 실수로 엉뚱한 다른 약을 처방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슈퍼베스트스타틴’(Superbeststatin)과 같은 거만한(?) 이름도 약 이름으로는 적합치 않아 FDA의 승인을 받을 수 없고 전세계적으로 문화적 혼동이나 민감한 반응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경우도 피해야 한다. 일례로 ‘쉐비노바’(Chevy Nova)의 ‘nova’라는 뜻은 스페인어로 ‘no go’를 의미해 남미에서는 적합하지 않은 이름이다. 약 이름은 단연 외우기 쉬워야하고 의사들이 적기에도 편리해야 한다. Avycaz, Farydak, Prezcobix의 철자를 아는가?
또한 약이름은 ‘펀치’(Punch)를 갖고 있어야 한다. 암 치료에 있어 감염을 예방하는 약품인 ‘ Zarxio’는 매우 긍정적이고, 빠르고, 강한 발음을 갖고 있다. 이것이 바로 ‘punchy’라고 캐션은 강조했다. Zarxio가 이달 초 미국에서 처음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로 승인되면서 유사한 이름들이 생겨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첨단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한 것이다.
캐션은 “바이오시밀러를 떠올렸을 때 가장 큰 문제는 ‘오리지널과 정말 비슷한가? 정말 똑같은가?’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면서 ”첫번째 승인에서 만약 그 이름이 인상적이지 못하거나 어렵다면 사람들에게 결코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할 것이다. 약 이름은 마치 초대장과 같아서 ‘Wow!’와 같은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낸다”고 설명했다.
Zarxio는 미국외 다른 시장에서 ‘Zarzio’라는 이름으로 사용돼 약 이름이 어떤 형태로 변형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파킨슨약으로 FDA의 승인을 받은 시카고 애비 제약회사의 ‘Duopa’는 미국을 제외한 해외에서는 ‘Duodopa’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것도 같은 예다.
캐션은 “약 이름을 국제적으로 승인받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만약 FDA에서 승인하기전에 유럽에서 약이름이 먼저 승인되는 경우, 그 약이 미국시장에서만 시판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USANC(United States Adopted Names Council)의 스테파니 슈밧 디렉터는 “약은 통상적으로 브랜드 이름을 갖기전에 길고 무거운 일반적인 이름을 받게 된다. 1만개 이상의 일반약 이름 가운데 대부분은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명명된다. 예를 들어 스타틴(statin)이라는 단어가 끝에 붙는 약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 약에 여러가지 브랜드 이름이 붙을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 지칭하는 이름은 1개다. 항균제를 뜻하는 세프타지딤-아비박탐(ceftazidime-avibactam) 대신에 ‘아비카즈’(Avycaz)가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이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