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위기 극복 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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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남유다 왕국의 4번째 왕인 여호사밧은 국가 위기 사태를 만납니다. 모압과 암몬 그리고 마온 사람들이 연합하여 예루살렘으로 쳐들어온다는 겁니다. 적군이 하루면 예루살렘에 도착할 수 있는 곳까지 진격해온 후에야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루 동안 군사를 동원하고 전략을 세워 전쟁에 대비하는 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이 전쟁의 승리자는 놀랍게도 남유다 왕국이었습니다. 승리의 비결이 궁금합니다.

첫번째 비결은 평소 잘 훈련된 영성입니다. 여호사밧은 왕이 된 후 관리들과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을 한팀으로 묶어 모든 성읍에 보냅니다. 이 팀은 율법책을 직접 들고 가서 성읍 백성들에게 읽어주고 말씀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풀어주고 또한 하나님 말씀대로 살라고 권면했습니다. 이 훌륭한 정책으로 백성들은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하나가 되어갔고 나라는 말씀을 기초로 한 강하고 담대한 영적 공동체로 세워져갔습니다. 평소 훈련된 이 뜨거운 영성 때문에 갑작스런 위기를 잘 이겨낼 수 있었던 겁니다.

두번째 비결은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는 믿음입니다. 전쟁이 코 앞인데, 왕은 군사력을 정비하거나 전략 회의를 하지 않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나라 전체에 금식을 선포합니다. 그러자 감동적인 일이 벌어집니다. 유다 모든 성읍에서 백성들이 예루살렘을 향해 꾸역꾸역 모여들기 시작한 겁니다. 적군의 공격 목표는 수도인 예루살렘 성입니다. 그런데 백성들은 곧 전쟁터로 변할 예루살렘으로부터 피해 달아나지 않고 오히려 그 성으로 모여들고 있는 겁니다. 성인 남자들만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아내와 자녀들까지 함께 온 겁니다. 정말 감동적인 장면입니다. 자기와 같은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함께 선 백성들을 보고 힘이 난 왕은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합니다. 왕의 기도는 오직 하나님만을 향한 믿음으로 가득했습니다. 왕이 기도하는 동안 백성들도 함께 서서 하나님만 바라보았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이 믿음으로 남유다는 급하게 닥친 위기를 넉넉히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비결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하는 믿음입니다. 하나님께선 왕과 백성들이 믿음으로 드린 기도에 응답해주셨습니다. 왕과 백성들의 두려움을 일시에 걷어내는 위로와 약속의 말씀이었습니다. “적들 때문에 놀라지 말라. 이 전쟁은 너희 것이 아니라 나의 것이다. 내일 너희는 그들을 향해 나가라. 그들과 싸울 필요도 없다. 그저 내가 너희와 함께 하여 너희를 구원한 것을 보기만 하라.” 그런데 하나님 말씀 중에서 마음에 걸리는 내용이 있습니다. 적들을 향해 나가라는 겁니다. 적을 향해 나간다는 건 전쟁을 해야 한다는 것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원해주겠다는 말씀이 없으니 그렇게 들릴 수도 있는 겁니다. 하지만 왕과 백성은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그대로 행동했습니다. 다음날 적을 행해 전진해나간 겁니다. 그런데 군대의 행렬이 수상합니다. 무기를 든 군대가 앞장 서지 않고, 거룩한 예복을 입은 찬양대가 가장 선두에 서서 전진하고 있는 겁니다. “여호와께 감사하세 그 자비하심이 영원하도다.” 찬양대의 찬송 소리는 힘이 넘쳤습니다. 엄밀히 말해 전투 대열이 아닌 겁니다. 그들은 “내가 너희를 구원하는 것을 보게 되리라”는 하나님 말씀을 확실히 믿고 적들을 물리치시는 하나님을 보러 가고 있는 겁니다. 결국 전쟁의 결과는 그들의 믿음대로 되었습니다. 군대가 도착하기도 전에 적들은 전멸되고 말았습니다.

위기로부터 완전히 면제된 삶은 없습니다. 광야와 같은 삶 곳곳엔 위기라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오늘 배운 비결을 가슴에 새겨두고 잘 실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