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열풍, 한일관계 악화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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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로즈보울 콘서트 6만 관중 환호, 한국과 일본의 외교적 마찰에도 불구하고 일본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케이팝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BTS는 6만 관객이 꽉채운 패사데나 로즈보울 스테디엄에서 월드 투어 콘서트를 지난 4일과 5일에 걸쳐 성황리에 가졌다. BTS의 4일 공연 모습. <연합>

스타 꿈꾸는 일본 청소년 한국 오디션 참가 행렬

NYT, 한류 열풍 재조명

위안부와 독도 등 갈수록 냉랭해지는 한국과 일본의 외교적 마찰에도 불구하고 일본 청소년들에게 한류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30일자 인터넷판에 ‘한일관계의 악화에도 일본 청소년들이 케이팝 스타의 유혹에 빠져들다’라는 제목으로 일본내 한류 열풍을 재조명했다.

타임스는 일본의 10대 청소년들이 한국 유명 연예기획사 오디션에 합격하기 위해 어린나이에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케이팝 스타를 꿈꾸고 있는 학생들의 꿈과 열정을 소개했다. 

일본 고등학교에 재학중이며 케이팝 스타를 꿈꾸고 있는 유카 하수미양은 한국의 케이팝 스타 양성학교인 아코피아 스쿨에 등록해 댄스, 보컬, 한국어까지 배우고 있는 일명 ‘연습생’이다. 

아이돌 연습생인 하수미양처럼 아코피아에 등록된 일본 학생들은 500여명 선으로 이들은 비행기표를 제외하고도 숙소와 수강료로 한 달에 최소 3,000달러를 지불하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하수미양은 “굉장히 힘들지만 데뷔 후 무대에서 더욱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거쳐야 하는 당연한 과정”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해산과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여파로 악화된 한일관계가 개선을 위한 탈출구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지만 일본의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한류 열풍은 외교가 아닌 문화라는 새로운 컨텐츠로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일관계의 악화에도 방탄소년단(BTS)과 트와이스 등 글로벌 한류를 이끌고 있는 케이팝 공연에는 티켓당 200달러가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전좌석이 매진되는 등 양국의 외교적 마찰을 무색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한일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BTS의 일본 대표 음악방송의 출연이 취소되면서 BTS를 비롯한 케이팝의 일본내 입지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잇달아 열린 도쿄 콘서트가 성황리에 끝나며 일본내 케이팝 인기가 견고한 것을 증명해보였다. 

전문가들은 외교적 영역을 떠나 일본 10대 청소년들사이에서의 케이팝 부활은 젊은 세대들의 트렌드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10대 일본 청소년들의 경우 한류를 자연스럽게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고, 한글을 사용하는 것에도 크게 거부감이 없어진 것이다.

실제로 일본 케이팝 팬들은 오히려 음악과 꿈을 추구하는데 정치가 끼어드는게 불편하다는 인식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김철수 기자, 한국일보-New York Times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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