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절도 용의자들에 총격···1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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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노이 주경찰관이 추격전을 벌인 끝에 시카고시내 랜돌프-할스테드 인근에서 차량 절도용의자중 1명을 체포하고 있다.[Network Video Productions]

거니 거주 70대 남성, 정당방위 VS 총기남용 논란

 

북부 서버브 거니에 사는 70대 남성이 차량 절도를 시도한 10대 청소년들에게 총격을 가해 1명이 숨졌다.

지역 언론과 거니 경찰 발표에 따르면,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총격 가해자(75)는 13일 오전 1시15분쯤 거니 타운내 본인 집 앞에 정체 모를 차가 서 있는 것을 보고 살피러 나갔다가 총격을 가했다. 그는 차 주변에 10대 6명이 모여있다가 2명이 다가오는 듯하자, 들고 나간 권총을 연달아 쐈으며 14세 소년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달아나다 결국 사망했다. 경찰은 총격 가해자가 총기소지허가증과 총기은닉휴대면허를 모두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건 발생 직후 경찰에 전화해 “차를 훔치려는 이들에게 총을 쐈다. 그러나 모두 달아났다”고 말했다. 이어 “나와 아내의 안전을 해칠까 두려워 총을 쐈다”고 해명했다.

용의자들은 렉서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고 현장을 벗어나 달리다가 인근에서 교통사고 처리 중인 경찰을 만나자 1명이 부상한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청했다. 경찰은 “17세 소년 1명이 총격 피해자를 부축해 차에서 내린 후 나머지 4명은 다시 차를 몰고 달아났다”면서 “총격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함께 내린 용의자는 연행됐다”고 전했다.

거니 경찰은 카운티 쉐리프 보안관, 일리노이주 경찰과 함께 시속 190km로 달아나는 차량을 뒤쫓았고, 추격전은 시카고 다운타운 인근까지 이어졌다. 도주 차량은 연료가 다 떨어진 후에야 멈춰 섰고 용의자(16~18세 남3 여1)들은 차에서 내려 달아나다 차례로 붙들렸다. 사법 당국은 “용의자들이 몰고 다닌 렉서스 역시 이달초 윌멧에서 도난 신고된 차량”이라며 자세한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은 미국 사회에 총기 규제 강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는 시점에 발생, 새로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지역신문 데일리 헤럴드가 “총격 가해자는 기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데 대해 일부는 현장에서 절도 용의자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 칼이 발견된 점 등을 들어 “정당 방위”로 두둔하고 있으나 일부는 “총기 남용”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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