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레포 거래한도 확대···미국도 양적완화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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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억→1,200억달러로 늘려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 공급
초단기자금시장 안정 주력

매달 600억달러 국채매입 등
미 당국 경기부양 효과 노려
금리 0.25%P 또 내릴 수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하루짜리(오버나이트)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의 거래 한도 확대를 통해 초단기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연준은 자금시장의 위험을 완화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연준이 사실상 초단기자금 공급 확대를 통한 양적완화(QE)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연준의 공개시장조작 정책을 담당하는 뉴욕연방준비은행은 성명을 통해 “오버나이트 레포 거래 한도를 기존의 750억달러(약 88조원)에서 1,200억달러(약 140조원)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연은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조치에 맞춰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자금시장의 위험을 완화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연은은 이밖에 2주짜리 기간물 레포 한도도 기존 350억달러(약 41조원)에서 450억달러(약 52조원)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는 24일부터 적용된다.
레포 거래는 일정 기간 내 되파는 조건으로 국채와 기관채권·기관보증채권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금융사들이 갑작스럽게 유동성 문제를 겪을 때 매입했던 보유 채권을 되팔기로 약속한 뒤 연준이 이를 사들여 시중에 유동성을 푸는 것이다.
시중에 풀린 돈을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다시 거둬들일 수 있어 과도한 유동성 공급으로 인한 후유증을 줄이며 경기부양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지난달 미 재무부의 국채발행에다 기업들의 세금납부 제한일까지 겹치면서 시중에 일시적으로 자금경색 현상이 나타났고 그 여파로 초단기자금 수요가 몰려 오버나이트 레포 금리가 10% 수준으로 전주보다 4배 가까이 상승하자 뉴욕연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레포를 매입해 단기 유동성을 공급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자금시장에서 벌어졌던 예상치 못한 압력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곧 단기국채 매입을 늘릴 것”이라고 지난 8일 언급했다. 실제로 연준은 15일부터 매달 600억달러 규모의 단기국채를 매입해 시중에 돈을 풀기 시작했고 레포 거래도 내년 1월까지 750억달러 한도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시장의 압박을 해소하기에는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슈아 영거 JP모건 애널리스트는 “단기자금 시장의 상황이 연말까지 악화할 것으로 본다”며 “전주에도 자금 압박이 거세졌고 문제가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연준의 해법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번 레포 거래 한도 확대 조치도 이 같은 맥락에서 실행되는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연준이 레포 거래를 시작한 후 규모가 계속 확대돼 미국 금융가에서는 경기부양을 위한 QE가 재개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연준은 이 같은 시각과 아직 거리를 두고 있다. 일시적 자금경색을 막기 위한 기술적 수단일 뿐 이번 사안이 경기부양을 위해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대규모로 자산을 늘린(대차대조표 확대) QE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8일 단기국채 매입을 발표한 파월 의장 역시 “이번 조치는 QE가 아니다”라고 밝혀 통화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시장에서는 오는 29~30일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를 앞두고 연준이 현재 1.75~2.00%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WSJ)은 18일 이달 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후 금리 인하를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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