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사망’ 시위 전세계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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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시카고 다운타운 데일리 플라자에서 흑인 사망에 대한 항의시위가 열리고 있다.[AP]

영국·독일·덴마크 등 미국 대사관 앞서 시위 연이어

미국 백인 경찰의 과잉 단속 과정에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한 항의 시위가 미국을 넘어 전세계로 번지고 있다.

영국 런던 중심가에 일요일인 지난달 31일 수천 명이 결집해 미국 시위대에 지지를 보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트래펄가 광장에 모인 이들은 미국 대사관까지 행진하며 “정의 없이 평화 없다”는 구호를 외쳤고, ‘얼마나 더 죽어야 하느냐?’는 현수막을 흔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런던 경찰청은 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위반, 경찰 폭행 등의 혐의로 시위대 중 2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인종차별에 대한 저항'(Stand Up To Racism)과 다른 영국 단체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오는 6월 3일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관련한 전국적인 행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들은 코로나19를 감안해 대중이 각자의 문 앞이나 다른 가능한 장소에서 시위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들 그룹은 페이스북에서 “사회적 거리를 둔 시위는 미국에서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이들에 연대를 보여줄 것”이라며 “아울러 영국에서 불균형적으로 많은 흑인과 아시아인, 소수민족 출신(BAME/black, asian and minority ethnic)이 코로나19로 죽은 것과 관련해 여러 정책에 반대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독일에서도 미국 대사관 주변에 수백명이 모여 ‘플로이드에게 정의를’, ‘우리를 죽이지 말라’, ‘다음은 누구인가’, ‘경찰이 살해하면 누구에게 전화해야 하나?’ 등의 항의 포스터를 높이 들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도 주민 약 2천명이 모여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 등 구호를 외치며 미 대사관 쪽으로 행진했다. 덴마크에서도 미국 대사관 주변에 시위대가 모여들어 ‘흑인 살해를 멈춰라’와 같은 문구를 적은 포스터를 들고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했다. 스위스에서는 하루가 지난 1일 정오쯤 시위대 수백명이 취리히 도심에 모여 행진을 벌였다.

이어 중국, 러시아, 이란 등 일부 국가에서는 과거 자국에 대한 미국의 비판을 겨냥해 국영 매체를 중심으로 미국에서의 혼란과 폭력 사태를 비중있게 다루면서 경찰의 과잉 단속을 비판했다.<관련 기사 한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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