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풀이] 附和雷同(부화뇌동)

1971

방두표(시카고 문인회 회원)

천둥소리와 함께한다는 뜻의 ‘부화뇌동’(附和雷同)은 ‘일정한 견식(見識)이 없이 남에 말에 찬성해 같이 행동한다.’는 뜻입니다. 특별한 유래(由來)는 없기 때문에 뇌동부화(雷同附和)라고 거꾸로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말이 나오게 된 근거(根據)를 찾아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자기 말처럼 하지 말며, 다른 사람의 의견(意見)에만 동조(同調)하지 마라. 옛 성현(聖賢)을 따라 살며 선왕(先王)의 가르침에 따라 말하라.’ 예기(禮記)에 실려 있는 글로 아래 사람이 지켜야할 예절(禮節)중 부화뇌동하지 말라는 뜻의 글입니다. 예기(禮記)의 곡례편(曲禮篇) 5번에서 말하기를 疑事毋質 直而勿有. (의사를 무질하여, 직이물유 이니라.) 즉 의심스러운 일은 자신이 바로잡아 결정을 내리려고 하지 말아야한다. 는 뜻으로, 남에 말에 자신의 의견이 없이 그저 ‘부화뇌동’하여, 자신도 의심나는 일을 확실하게 알아보지도 않고, 바로잡아 결정을 내리려고 하지 말라는 충고의 말입니다. 다시 말해 자신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의심나는 일을 아는 체하여 바르게 해명하는 척, 말하지 말라고 경계(警戒)한 것으로 자신의 소견(所見)을 정직하게 개진(開陣)하는 것은 좋으나, 자기의 설(說)을 고집하여 그것이 옳다고 우기지 말아야 합니다. 공자(孔子)는 논어(論語)의 자로편 (子路篇) 23번에서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군자화이부동 하고, 소인동이불화 니라) 즉 군자는 화합하되, 뇌동하지 않으나, 소인은 뇌동만하고 화합하지는 못 한다. 의 의미입니다. 여기서 동(同)이란 물에 물을 탄 것처럼 전에 것과 전혀 구별할 수 없는 것을 말합니다. 소인들은 무조건 남에게 부화뇌동하고 맙니다. 자기가 없다는 뜻입니다. 결국 사회에 존재하면서 양적(量的)으로 하나를 부가(附加)했을 뿐, 자기의 사상 기능(技能)으로 사회의 창조적 존재로서 참여를 못합니다. 이것이 바로 ‘동이불화’(同而不和)입니다. 그런데 군자는 이와 반대로 인(仁)의 구현 이라는 대의(大義)를 위해 단결조화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기 자신을 살리고 있습니다. 자기의 사상(思想), 학식, 지능(知能)을 발휘하여 사회와 국가, 민족과 인류발전에 자기 나름의 창조적 공헌(貢獻)을 하는 것입니다. 아무렇게나 남을 쫓아 ‘뇌동’(雷同)하고, 이리 붙고 저리 붙고, 자기의 주관과 개성 없는 관료(官僚)는 국민이 바라는 공직자(公職者)라 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독재나 포악(暴惡)의 앞잡이라도 어느 정도 용납 된다하더라도,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장사꾼 같은 입신출세형(立身出世形)인간은 공직자가 아니라 소인(小人) 축에도 못 끼는 구견(狗犬)에 속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처럼 부화뇌동이란 공자가 말한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설명하는 말에서 나온 것이고 오늘날 정치현실을 아주 잘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자는 사람을 평가 할 때, ‘그 행동을 보고, 연유(緣由)를 살피고, 그 결과를 관찰해 보면, 그 인간을 어찌 숨길 수 있겠느냐? 그 인간을 어찌 숨길 수 있겠는가!’ 이렇게 한탄을 하면서, 사람을 종합적으로 평가해보면 그의 됨됨이가 모두 드러나게 마련이요, 자기를 숨길 도리가 절대로 없는 것이다. 라고 했습니다. 우리들도 자기의 본성, 본심, 본체(本體)를 감춘다고 해서 영원히 비밀이 될 수 없습니다. 위선자(僞善者)는 결국 사악(邪惡)한 본래의 모습이 백일하에 폭로 되고 마는 것입니다. 자기의 주관을 확고히 세워 부화뇌동 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