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10대 소비력 바닥으로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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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여파로 미국 10대들의 전반적인 소비 지출이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만큼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로이터]

2006년 이후 14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
코로나19로 인한 부모소득급감이 원인

올해 미국 10대들의 소비가 전년보다 급격히 줄어들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패션이나 뷰티업계의 이른바 ‘큰 손’으로 불려왔던 10대들의 씀씀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와 미래 불확실성 우려에 별 힘을 쓰지 못하면서 바닥을 치고 말았다.

경제매체 CNBC는 뉴욕에 본사를 둔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Piper Sandler)가 분기별로 조사해 발표하는 10대 소비 동향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미국 10대들의 소비가 급격하게 줄어 사상 최저치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파이퍼 샌들러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0대 1명이 지출한 평균 소비액은 2,150달러로 지난해와 비교해 9%나 줄어든 것으로 평균 소비 지출액이 3,02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6년 봄 시즌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낮은 소비 수준에 해당된다.

파이퍼 샌들러의 보고서는 전국 16세 이하 10대 9,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19일부터 9월 22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로, 이들 10대 조사 대상자들의 평균 가구 소득은 6만7,500달러 수준이다.

10대들의 소비 지출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핸드백 구매다. 2006년 봄 시즌 핸드백 구입의 평균 지출액이 197달러인데 반해 올해는 87달러로 대폭 줄었다. 10대들은 ‘루이비통’ 브랜드를 가장 많이 구매했고 ‘마이클 코어스’가 뒤를 이었다.

10대들의 의류 소비 지출도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 지출 평균 금액은 507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11%나 줄었다. 의류 브랜드 중 10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는 ‘나이키’로 10년 동안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메리칸 이글’과 ‘아디다스’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의류 소비에 있어서 특이한 점으로 중고품 선호 현상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10대들 중 46%가 ‘포시마크’(Poshmark)나 ‘더 리얼리얼’(The RealReal)과 같은 온라인 장터에서 의류를 구매하고 있으며 58%의 십대들은 중고 온라인 장터에 의류를 판매하기도 했다.

10대들의 전반적인 소비 지출 규모가 줄어든 데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크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자 부모들의 실직에 따른 가계 소득 급감이 10대들의 소비력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48%의 10대들이 앞으로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답한 것처럼 경제 회복에 대한 우려도 10대들의 소비 급감에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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