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사태 장기화로 식당들 몰락 대도시 상권까지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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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내 식당들이 코로나19로 폐업이 급증하면서 도시 경제와 생활 환경이 더 악화되고 있다.[뉴욕타임스]

주변 리테일도 동반침체···지역경제까지
뉴욕 6개월내 요식업 3분의1 폐업 전망

“이제 대도시는 더 이상 생존 발전의 여지가 없다.”

미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미국 내 대도시의 생존 조건이 흔들리면서 쇠락의 길을 접어들고 있다. 그 이면에는 식당의 몰락이 자리잡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코로나19의 직격탄으로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대도시에 위치한 식당들이 코로나19로 문을 닫으면서 도시 경제는 물론 생활 환경의 악화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3일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미국 내 요식업계는 직격탄을 맞아 폐업하는 업소들이 속출하고 있다. 옐프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올해 3월에 개업한 식당 중 3만2,000여 개와 6,400개 술집들이 영구 폐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시만 하더라도 2만4,000개 식당 중 33% 정도는 향후 6개월 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대도시 식당들이 코로나19로 하나 둘씩 문을 닫는 현상은 국지적 현상이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단순히 한 식당의 폐업으로 끝나는 데 있지 않다는 데 있다. 대도시 내 식당은 지역 사회와 경제를 하나로 묶어 주는 일종의 ‘접착제’(glue) 역할을 하고 있어 이들의 몰락은 그 지역 경제의 쇠락과 지역 사회의 퇴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를 기준으로 250만명이 넘는 대도시에 거주하는 미국 소비자들이 외식비로 지출하는 비율은 47%인데 반해 외곽 지역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의 외식비 지출 비율은 38%에 그쳤다. 그만큼 대도시 식당들은 식사라는 기능 이외에도 사람과 사람이 모이고 대화하고 의견을 나누는 경제의 장이 되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대도시 식당들은 도시 환경을 변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고임금의 높은 교육 수준의 젊은 세대들이 대도시로 들어와 살게 되면서 과거 물류 창고 지역으로 쓰이던 것이 고급 아파트의 거주 지역으로 변모하는 현상들이 나타났다.

때로 저소득층 등 사회경제적 약자들이 도시 개발을 통해 외곽으로 강제 이주해야 하는 부작용이 따라지만 경기 부흥에 따라 식당이 도시 환경 변화의 한 축을 담당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식당들 영업 활동이 제약을 받자 식당 고객들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주변 소매업소들도 판매 부진이라는 현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식당이 몰락은 도시 경제의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실업 대란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낳고 있다. 200만명의 식당 종사원들과 17만3,000명의 술집 종업원들이 지난 2월과 8월 사이에 해고되면서 지역 사회를 묶어주던 식당의 해체가 시작된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한 백신 개발과 치료가 보편화되면 모든 것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지만 문제는 회복의 속도에 달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왜냐하면 식당의 몰락과 함께 대도시 쇠락의 충격이 오래되면 될수록 그 상처 회복의 시간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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