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11일 화이자 백신 긴급 사용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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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랜드주에 있는 연방식품의약국(FDA) 본부.

전세계 6번째로, CDC 권고만 남아···의료진·요양시설 우선 공급

모더나도 승인되면 이달 수백만명 접종 전망

 

연방식품의약국(FDA)이 11일,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했다고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FDA는 이날 저녁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을 했다. 이로써 미국은 최초로 승인한 영국과 캐나다,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에 이어 6번째 화이자 백신 긴급사용 승인국이 됐다. 로이터통신은 1차 출하분 290만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분)는 의료진과 장기 요양시설 입소자에게 우선 공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각 주정부에 의료진과 장기 요양시설 입소자·직원 등 필수인력과 취약계층에 백신을 먼저 접종하라고 권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중계 영상에서 “첫 백신접종이 24시간 내 이뤄질 것”이라면서 “페덱스 및 UPS 등과 협조해 이미 미 전역에 배송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페덱스와 UPS는 백신 운송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접종은 CDC 예방접종자문위원회(AICP)의 백신 사용 권고와 CDC의 수용 절차를 거쳐 개시된다. 초저온 상태를 유지하며 백신을 최대한 빠르게 전달하고자 당국은 화이자와 운송업체, 의약품 공급업체, 각 주 보건당국, 군, 병원 등과 협력관계를 구축해놓은 상태다. 화이자 백신은 효과와 안전성을 유지하려면 영하 70도에서 배송돼야 한다. 이를 위해 백신은 드라이아이스 등과 함께 특별포장돼 유통되며 백신 상자엔 추적 장치와 온도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장비가 부착된다. 화이자는 내년 3월까지 1억 도즈의 백신을 공급할 예정이며 일반 국민 접종은 무료다.

11일 저녁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미국의 화이자 백신 긴급사용 승인 이면에 백악관의 강력한 압박이 있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마크 메도우 백악관 비서실장이 이날 오전 스티브 한 FDA 국장에게 전화해 이날 내로 긴급사용 승인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직서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보도했다. CNN방송도 같은 취지로 보도하면서 “백악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메도우 실장은 주기적으로 백신 관련 상황 업데이트를 요구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 국장은 통화내용에 대한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면서 “(메도우 실장으로부터) 지속해서 신속히 일하라는 격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북반구가 겨울철이 되면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는 상황에서 백신 긴급사용 승인은 분명 기쁜 소식이다. WP는 화이자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최악의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속 매우 드문 희망의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연일 최악을 갱신하고 있다. CDC에 따르면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1,547만4천여명, 사망자는 29만1천여명에 달한다. 확산세도 심각해 10일 기준 ‘일주일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는 20만4천여명이고 ‘일주일 평균 일일 사망자’는 2,300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