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와 종교에 빠진 20대 백인우월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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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은 누구···
평소 마사지업소에 출입
‘섹스중독’ 경찰에 밝혀
중국에 강한 반감 드러나
플로리다 추가범행 노려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사건의 용의자를 수사당국이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하고 섹스 중독이나 증오범죄 가능성 등 사건 동기와 경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16일 사건 발생 3시간 만에 체포된 로버트 애런 롱(21)은 아시아계 운영 마사지 업소에 자주 드나들었던 고객으로, 자신이 섹스 중독이 있었으며 “유혹을 제거하려 범행했다”고 경찰에 밝힌 것으로 나타나 그가 이들 업소에서 성매매를 했었을 수도 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애틀랜타 경찰과 체로키 카운티 셰리프국 등 수사 당국은 롱에게 8건의 살인과 1건의 중상해를 저지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체로키 카운티 경찰은 롱에 대해 4건의 살인 및 1건의 가중폭행 혐의로 전날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그는 체로키 카운티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애틀랜타 경찰도 그에게 4건의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17일 총격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어 용의자 롱이 이번 사건은 인종적 동기가 아니라면서 자신이 섹스 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이번 사건이 증오범죄인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국자들은 이 사건이 인종적 동기에서 유발됐다는 초기 징후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증오범죄인지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롱은 마사지숍을 자주 찾은 것으로 파악됐으나 총격을 저지른 가게를 찾았던 것인지는 당국이 밝히지 않았다. 당국자들은 롱이 총격 사건 피해업소나 이와 유사한 업체들의 고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번 사건의 희생자 8명 중 6명이 한인 등 아시아계라는 점에서 인종차별 증오범죄일 개연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가운데 용의자가 종교에 심취했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는 이날 롱이 사용해온 것으로 추정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인용해 그가 총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롱은 인스타그램에서 “피자, 총, 드럼, 음악, 가족, 그리고 신. 이것은 거의 내 삶을 말해준다. 꽤 좋은 인생이다”라고 적었다. 애틀랜타 지역 한 침례교회의 독실한 신도였던 롱은 2018년 동영상에서 자신이 8세 때 기독교인이 됐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롱의 가족이 애틀랜타 도심에서 30마일 정도 떨어진 우드스탁에 살아온 중산층이었다고 전했다.

◎…일부 언론은 롱이 백인 우월주의자일수도 있다고 전했다. 흑인 입장을 옹호해온 현지매체 뉴스원은 애틀랜타 총격 사건에 대해 “백인 우월주의자인 용의자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롱이 최근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글이 퍼지면서 이같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롱의 이름으로 올라온 이 게시물들에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며 중국을 ‘거악’으로 규정, 중국에 맞서 싸울 것을 선동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번 총격 살인 사건이 중국인 등 아시아계를 표적으로 한 증오범죄일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롱의 페이스북 계정이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은 롱이 추가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플로리다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롱이 추가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잡힌 것은 부모의 신속한 신고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신문인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은 전날 사건 발생 직후 롱의 부모가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에 연락해 차에 위치정보시스템(GPS) 추적기가 설치돼 있다고 제보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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