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작가 아마존 베스트셀러 판매 중단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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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가 올린 글로벌 청원.<청원사이트 캡처>

한국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역사 왜곡’ 이유

일본계 미국인 작가가 쓴 소설이 미국 최대 온라인서점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로 판매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가 역사를 왜곡했다는 이유로 판매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25일 글로벌 청원 사이트 ‘체인지닷컴오알지’(change.org)에 따르면 반크는 4일 “아마존은 소설 ‘대나무숲 저 멀리서’(So Far from the Bamboo Grove)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렸다. 소설의 원제는 ‘요코 이야기’이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1만2천개 이상의 서명을 받았다.

요코 이야기는 일본계 미국인 작가 요코 가와시마 왓킨스가 1986년 출간한 자전적 소설이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날 무렵, 11살 일본인 소녀 가와시마 요코가 어머니, 언니와 함께 살던 함경북도 청진에서 원산, 서울, 부산을 거쳐 일본으로 귀환하기까지의 경험담과 일본에서의 힘든 삶 등을 줄거리로 하고 있다.

반크는 “요코 이야기는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전후에 일본인들이 한국을 떠나는 과정에서 한국인들로부터 강간과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 책은 한국인에 대한 인종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책이 아마존에서 폭력 관련 어린이책 124위, 아시아 관련 어린이책 447위, 군대 소설 관련 어린이책 372위에 올라와 있는 베스트셀러”라고 꼬집었다.

반크는 “이 책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소설”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반크에 따르면 이 책은 요코가 살던 함경북도 나남 지역에 날아온 미군 B29의 공습을 뒤로 하고 한밤중에 기차를 탔다고 묘사했다. 그러나 당시 미군이 한반도를 직접 폭격한 사실조차 없고, 당시 B29는 비행거리상 한반도 북부를 공습할 형편조차 안 됐다고 반크는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반크는 “요코는 한국인들의 일본인에 대한 성폭행이 많아 모녀가 남자로 위장하기 위해 가슴을 싸매고, 서서 소변을 봤다고 서술했다. 하지만 이 서술의 신빙성도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미군과 소련군의 진주 후 각각 38도선 기준으로 남과 북에서 일본군을 무장 해제시키기 전까지 일제는 패망 후에도 여전히 한반도에서 무장을 해제하지 않았고, 도리어 해방을 환영하던 한국인들이 일본군에 의해 살해당하는 일까지 있었다”는 게 반크의 주장이다. 심지어 현재 이 책 뒤표지의 “소설이 아니라 실화”라는 글은 아마존 책소개 부분에 그대로 올라와 있다. 아마존은 나아가 ‘일본판 안네 프랑크의 일기’라며 실화 기반 소설임을 홍보하고 있다.

반크에 따르면, 이 책은 과거 오랫동안 전쟁의 참상을 생생히 묘사하고, 문학성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미국 학교와 교사, 청소년을 위한 반전(反戰)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6∼8학년 언어·사회 부문 추천도서·필독서로 지정됐고, 특히 미국 교사들을 위한 지도 지침서로도 소개됐다. 2007년 재미동포들을 중심으로 항의 운동을 펼쳐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이 책을 학교에서 퇴출시켰지만, 현재 콜로라도, 코네티컷, 조지아, 매사추세츠, 네바다, 오하이오, 사우스캐롤라이나, 유타 등 8개 주에서는 여전히 필수 도서로 채택되고 있다.

이에 반크는 “아마존은 인종 차별을 조장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요코 이야기의 판매를 아마존의 정책에 따라 중단하라. 또한 아마존은 요코 이야기의 분류를 실화에서 소설로 바꾸고, 역사 왜곡의 위험이 있음을 책 소개란에 서술하라”고 요구했다.<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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