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무노조 경영’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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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라배마주 아마존 창고 직원들, 노조 결성 반대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첫 미국내 노동조합 설립 시도가 무산됐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언론에 따르면 앨라배마주 베서머의 아마존 창고<사진/로이터> 직원들이 실시한 노조 결성 찬반 투표에서 반대가 1,798표로 찬성(738표)을 크게 앞질렀다. 지난 2월 초부터 우편으로 진행된 이번 투표의 유권자는 5,805명이었으며 약 50%가 참가했다.

이번 투표는 소매·도매·백화점노동자조합(RWDSU) 가입 여부를 묻는 것으로 미국내 첫 아마존 노조가 탄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큰 관심을 모았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아마존을 창업한 뒤 25년 이상 미국 내에서 무노조 경영 원칙을 고수해왔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샤핑이 증가하면서 아마존 직원들의 업무량은 급증한 반면 코로나19 관련 예방 조치나 업무 환경은 더 악화됐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노조가 결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왔다.

WSJ는 이번 노조 결성 무산에 대해 “노조에 가입하더라도 급여 등의 혜택이 늘 것이라는 확신이 직원들 사이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진 코리 제닝스는 뉴욕타임스(NYT)에 “RWDSU가 이전에 다른 업종에서 진행한 협상안을 살펴봤는데 앞으로 별다른 차이가 발생할 것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마존이 이미 앨라배마주의 최저임금(시간당 7.25달러)보다 2배가량 높은 시간당 15달러의 임금을 지급해 노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투표가 다른 지역 아마존 직원의 노조 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대의 마거릿 오마라 교수는 “좋은 임금과 일자리를 제공해왔다는 아마존의 메시지가 노조의 비판을 이긴 것”이라며 “이번 승리로 다른 지역에서도 노조 설립을 시도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RWDSU는 아마존이 노조 결성을 막기 위해 투표 과정에서 공포를 조성하는 등 불법적 활동을 했다며 연방 노동 당국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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