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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February 1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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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주애 ‘유력 후계자’서 ‘후계자 내정’으로…4대세습 본격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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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선대수령 안치' 금수산궁전 첫 참배…김정은과 동행-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국정원 “일부 시책에 의견 내는 정황”…직책 부여 등 ‘후계 공식화’가 다음 수순
낯선 ‘여성 최고지도자’ 고려해 일찌감치 대중 노출…이달 당대회 등장 여부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이은정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가 후계 ‘내정’ 단계에 있다는 국가정보원의 판단이 나와 주목된다.

국정원은 12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김주애가) 일부 시책에 의견을 내는 정황도 포착되는 등 제반 사항 고려 시 현재 후계 내정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한다”고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들이 전했다.

국정원이 김주애가 ‘후계 내정 단계’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다. 이전까지 국정원은 김주애의 현 상황에 대해 “유력한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중”이라는 식으로 설명해왔는데 표현이 진전된 것이다.

북한의 최고지도자 후계자 추대 경로는 대체로 후계 수업, 내정, 공식화 단계를 밟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계 수업 단계에서는 후계자가 될 수 있는 여러 사람을 놓고 저울질하며 교육할 수도 있지만, 내정 단계가 되면 사실상 후계자로 확정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 초보적 학습을 시키는 데서 나아가, 주애가 다음 최고지도자라는 북한 권부 내부의 공감대 속에서 본격적으로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10대 시절부터 비공개로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현지지도를 다수 수행하며 수업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25세 때이던 2009년 1월 후계자로 내정됐다.

국정원은 김주애의 후계 내정 단계 진입 근거로 그가 김정은 위원장의 현장 시찰을 수행할 때 일부 시책에 대해 직접적으로 의견을 내는 모습이 포착된 점 등을 들었다.

김주애는 최근 김 위원장의 지방 경공업 공장 방문에 동행해 신제품을 시식하거나 백두산 인근에 준공된 호텔을 함께 찾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등이 북한 매체에 담겼다.

이런 과정에서 그가 정책적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이를 후계자로서 역할 부여를 시사하는 강력한 증거라고 국정원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주애가 후계자로 내정됐다면 다음 단계는 공식 직책 부여 등을 통한 후계자 ‘공식화’다.

김정은의 경우 2010년 9월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고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되며 후계자로 공식화됐다.

또 후계자 내정에서 공식화 단계로 이행하기에 앞서 주애를 우상화하는 과정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식화를 통해 차기 지도자임을 대내외에 ‘공표’하기 전에 주민들이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둬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김정은 찬양가요인 ‘발걸음’ 보급, 군(軍) 내부 추대 모임 조직 등 정지작업을 거쳤다.

이런 전례로 볼 때 북한이 김주애 후계체제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그를 주민과 권부 내에서 우상화하기 위한 내부 선전 등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13세로 추정되는 김주애가 이미 김정은을 활발히 수행하며 주민들에게 존재감을 알리고 있는 것도 이런 작업의 초기 단계일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이 오랫동안 비공개로 후계 수업을 받다가 ‘속전속결’ 식으로 후계자 지위를 공식화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가부장적인 북한 체제에서 초유의 ‘여성 최고지도자’가 현실화하는 만큼 일찌감치 후계자로 대중에게 인식시키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은 “조기에 인지도를 높이고 나름대로 능력이 있다는 것을 대중적으로 연출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 하순 북한의 9차 당대회나 부대 행사에 주애가 등장하거나, 북한 관영 매체가 그의 실명을 언급하는지 등도 후계체제 구축을 가늠할 중요 바로미터다.

다만 18세 이상만 입당할 수 있다는 노동당 규정상 아직 당원 자격이 없어 공식 직책을 받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비슷한 이유로 당대회 공식 행사보다는 부대 행사나 당 외곽단체 행사 등장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