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항소법원이 미숙아용 분유와 관련된 집단소송에서 제약사겸 분유제조사인 애보트(Abbott Laboratories)에 내려진 4억9,500만달러 배상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번 판결은 2024년 7월 세인트루이스 배심원 평결을 인정한 것으로, 손해배상 9,500만달러와 징벌적 배상 4억달러가 포함됐다. 이는 신생아중환자실(NICU)에서 사용되는 특수 분유를 둘러싼 소송 가운데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로 평가된다.
소송은 원고 마고 길(Margo Gill)이 딸 로빈 데이비스(Robynn Davis)를 대신해 제기했다. 데이비스는 2021년 임신 26주 만에 태어난 뒤 괴사성 장염(NEC·necrotizing enterocolitis)에 걸려 영구적 장애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심원단은 애보트의 ‘시밀락(Similac)’ 제품이 해당 질환 발생에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애보트 측은 이번 판결에 강하게 반발하며 추가 항소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연방 보건당국은 해당 분유가 NEC를 직접 유발한다는 명확한 결론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식품의약국(FDA),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립보건원(NIH)은 공동 입장을 통해 “미숙아용 분유가 NEC를 유발한다는 결정적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들 기관은 모유가 보호 효과를 가진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관련 연구에는 여전히 공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애보트는 미숙아용 분유와 관련해 연방 및 주 법원에서 1,700건 이상의 소송에 직면해 있다. 이미 여러 배심원단이 상당한 규모의 배상 판결을 내리면서 유사 소송이 확산되는 추세다. 재판 과정에서는 기업 내부 문서와 병원 계약 관행 등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원고 측은 이번 항소심 판결로 추가 소송과 합의 협상에서 애보트에 대한 압박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애보트는 상급심에서 법적 대응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건은 NEC 관련 연방 다지구 소송(MDL)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전문가 증언 채택 기준이나 재판 관할 문제에도 중요한 선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의료계에서는 가능할 경우 모유 사용을 우선 권장하고 있으나, 모유 확보가 어려운 경우 미숙아용 특수 분유 역시 중요한 선택지로 활용되고 있다. 신생아중환자실(NICU)의 영양 공급 방식은 환아의 상태와 병원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보호자는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법적 대응을 고려할 경우 전문 변호사의 조언을 받는 것이 권고된다.
<김승재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 847.290.82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