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임금 인상률을 앞지르면서 근로자들의 실질소득이 3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통계국(BLS)이 지난 1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연간 임금 상승률은 3.6%를 기록한 반면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8%로 집계됐다. 물가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을 넘어선 것은 2023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이란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4월 물가 상승분 가운데 40% 이상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차지했다. 에너지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8% 상승했으며, 휘발유 가격 역시 계속 오르고 있지만 상승 속도는 3월보다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 가격 상승도 물가 부담을 키웠다. 디젤 트럭 운송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신선 농산물 가격은 2010년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멕시코산 수입품 관세 영향 등으로 토마토 가격은 두 달 연속 15% 급등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ore CPI) 역시 2.8%를 기록해 연방준비제도(Fed)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았다. 항공료 상승과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 요금 인상, 지난해 연방정부 셧다운 당시 발생한 임대료 통계 조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비 연방신용조합(Navy Federal Credit Union)의 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물가 상승이 임금 인상 효과를 모두 잠식하고 있다”며 “특히 중산층과 저소득층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CNN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약 75%가 현재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답했으며, 미국인들이 자신의 경제적 미래를 설명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불확실성’과 ‘스트레스’로 나타났다.
한편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차기 연준 의장으로 거론되는 케빈 워시(Kevin Warsh)는 그동안 금리 인하 필요성을 언급해 왔지만, 최근 물가 지표 악화 이후 금융시장에서는 연말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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