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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May 2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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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고객 이민신분 확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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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권 신청시 거짓말 색출한다

트럼프 ‘미 금융 건전성 회복’ 행정명령
▶ 비시민권자 은행 이용 제한 강화 …서류미비자 금융 접근 위축 우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시민권자 의 금융 시스템 접근을 제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반이민정책 강화 기조를 금융권까지 확대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미국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 회복’이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이 고객의 이민 신분을 금융 리스크의 평가 요소로 반영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은행권의 고객 확인 과정에서 시민권과 체류 신분 검증을 한층 강화할 방침으로 이민자 사회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행정명령에 따르면 재무부와 연방 금융 감독기관들은 1970년 제정된 ‘은행비밀법(BSA)’에 근거해 자금세탁, 테러 자금 조달, 인신매매 등의 위험 가능성이 있는 고객을 식별할 수 있도록 은행권에 새로운 지침을 마련하게 된다. 특히 외국 영사관 신분증(consular ID)이 미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 적극 반영된다.
백악관이 제시한 의심 거래 징후에는 반복적인 현금 인출, 실제 소유주를 숨기기 위한 유령회사 설립, 장부 외 임금 지급 목적의 플랫폼 사용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은행권의 고객확인 과정에서 시민권과 체류신분 검증을 해야 한다. 이 가운데 합법적 체류 신분과 관계없이 세금 납부를 위해 발급받을 수 있는 ‘개인납세자번호(ITIN)’를 사회보장번호(SSN) 대신 사용해 은행 계좌를 개설하거나 금융 거래를 하는 행위를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서류미비자를 포함한 비시민권자들은 향후 은행 계좌 개설 등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가 한층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불법 행위를 단속하고, 미 시민들이 비용을 떠안아야 했던 고위험 대출 관행을 없애기 위해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엄격한 대출 심사 기준을 복원함으로써 법을 준수하는 미국인들의 이익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또 “고객 신원 확인 절차의 허점으로 인해 테러 조직과 마약 밀매 조직, 자금세탁 네트워크가 미국 금융기관을 악용해왔다”며 중국계 자금세탁 조직 사례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백악관은 은행들이 불법 체류자에게 모기지와 신용카드를 발급해주고, 고용주들이 이들의 임금을 축소 보고하면서 발생한 비용이 높은 수수료와 이자율의 형태로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금융기관이 고객의 이민 신분과 취업 허가 여부를 포함한 데이터를 보다 쉽게 수집할 수 있도록 은행비밀보호법상의 규정을 개정하는 방안도 담고 있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신규 및 기존 고객에게 시민권 정보 제출을 의무화하는 더 엄격한 방안을 검토했으나, 금융권의 강한 반발로 한발 물러선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금융 전문가들은 여권 등 시민권 증명 서류를 즉각 제시하기 어려운 고령층, 저소득층 등의 주민들이 금융 시스템에서 배제되는 ‘디뱅킹(Debanking·거래 정지)’ 위험에 처할 수 있고, 소비자들이 제도권 은행을 이탈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