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쿡카운티의 돌격소총(Assault Weapons) 금지 조례에 대한 위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사건 심리에 나선다.
연방대법원은 30일 쿡카운티 주민 2명과 총기 권리 옹호 단체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상고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원고들은 쿡카운티가 시행 중인 조례가 헌법상 총기 소지 권리를 침해한다며 위헌 판결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쿡카운티는 AR-15를 비롯한 125종의 반자동 소총에 대해 소유, 구매 및 양도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쿡카운티 검사장인 아일린 오닐 버크는 성명을 통해 “이번 조례는 적법한 법률이며, 쿡카운티 주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방어하겠다”고 밝혔다.
버크 검사장은 “전쟁을 위해 설계된 무기는 대량의 인명 피해와 파괴를 초래하도록 만들어졌으며 우리 지역사회에는 설 자리가 없다”며 “수많은 희생자들이 이미 총기 폭력으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토니 프렉윈클 쿡카운티 의장도 “30년 넘게 유지돼 온 이번 조례는 ‘전쟁용 무기가 거리에서 사라질 때 지역사회는 더욱 안전해진다’는 단순한 원칙을 반영한 것”이라며 “오랜 기간 유지돼 온 합헌적 법률이 이번에도 인정받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최근 쿡카운티의 총기 범죄와 살인 사건이 감소하는 긍정적인 추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종합적인 공공안전 정책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쿡카운티는 지난 1993년 미국 지방정부 가운데 비교적 이른 시기에 돌격소총 금지 조례를 도입했으며 이후 두 차례 이상 개정했다.
현재 조례는 2007년 같은 반 친구를 보호하다 총격으로 숨진 시카고 고교생의 이름을 따 ‘블레어 홀트 돌격소총 금지법(Blair Holt Assault Weapons Ban)’ 으로 불리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21년 총기 권리 단체와 쿡카운티 주민 쿠트베르토 비라몬테스와 크리스토퍼 카야가 제기한 소송이다.
원고 측은 “헌법상 금지될 수 있는 총기는 ‘위험하면서도 일반적이지 않은(dangerous and unusual)’ 무기에 한정된다”며 “AR-15는 미국 전역에서 수백만 명의 합법적인 시민들이 소유하고 있는 총기로, 일부 지역에서만 제한되는 만큼 ‘위험하고 예외적인 무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쿡카운티 측은 지난해 제출한 의견서에서 “돌격소총이 초래한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은 미국 사회에 엄청난 상처를 남겼다”며 “범죄자와 테러리스트들이 짧은 시간 안에 대량 살상을 저지를 때 가장 선호하는 무기인 만큼 인구가 밀집된 도시에서는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공공의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맞섰다.
앞서 연방지방법원은 지난 2018년 쿡카운티 조례가 합헌이라고 판결했으며, 제7연방순회항소법원도 2019년 “돌격소총과 대용량 탄창에 대한 금지는 수정헌법 제2조를 위반하지 않는다”며 이를 재확인했다.
당시 연방대법원은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사건 심리를 결정하면서 돌격소총 규제의 헌법적 기준을 직접 판단하게 됐다.
연방대법원은 이와 함께 코네티컷주의 AR-15 및 유사 총기 금지법에 대한 소송도 함께 심리할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일리노이를 비롯한 미국 각 주와 지방정부의 돌격소총 규제 정책은 물론, 수정헌법 제2조 해석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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