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 농가들이 풍작에도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 높은 생산량에도 불구하고 낮은 곡물 가격과 치솟은 비용, 불안정한 수출시장이 겹치면서 농민들의 재정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 가족농 파산은 최근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전국 가족농 파산 신청은 315건으로 전년보다 46% 증가했고, 중서부 지역은 121건으로 70% 늘었다. 올해 4월 한 달 동안 접수된 농가 파산 신청도 62건으로, 전년 대비 130% 급증하며 202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 농무부는 2026년 미국 농가 부채가 5.2% 증가해 사상 최대인 6,24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일리노이 토양·수질보전지구협회 엘리엇 클레이 사무총장은 “진짜 농업 위기가 올까 두렵다”며 “농민들이 농장을 계속 지킬 수 있느냐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생산 부족이 아니다. 지난해 미국 대두 생산량은 약 1억1,600만톤 규모로, 에이커당 평균 수확량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리노이에서도 약 1,740만톤 이상의 대두가 생산됐다.
하지만 풍작은 오히려 가격 하락 압력으로 이어졌고, 여기에 수출시장 불안까지 겹쳤다. 중국은 한때 미국산 대두 최대 구매국이었지만, 무역 갈등 이후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크게 줄였다.
농민들은 생산비 상승도 감당해야 한다. 농지 가격 상승에 따른 임대료 부담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중서부 농민 상당수가 농지를 빌려 농사를 짓기 때문에, 곡물 가격이 떨어져도 고정비 부담은 계속된다고 지적한다.
퍼듀대 농업경제학 연구진은 최근 몇 년 동안 농가 비용 가운데 토지 관련 비용 등 간접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농업계에서는 현재 상황이 1980년대 미국 농업 위기를 떠올리게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에도 수출시장 불안과 높은 비용 부담이 겹치면서 많은 농장이 문을 닫았다.
일리노이 농업단체들은 주정부에 상속세 부담 완화와 농지 보호 지원 확대 등을 요구했지만, 올해 입법 회기에서 주요 지원책 상당수는 통과되지 못했다.
다만 보전농법 관련 세제 혜택 연장과 일부 농업 프로그램 예산 유지 등은 최종 예산에 포함됐다.
농업 관계자들은 작물 가격 하락과 비용 상승이 계속될 경우 더 많은 가족농이 한계에 몰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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