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적·신체적’ 건강 챙겨야
▶ 속 마음 말할 인간 관계 필요
▶ 사역과 개인생활 경계 설정
여러 조사에서 목회자들이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안정적인 심리 및 정서적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목회로 인한 극심한 피로감은 감소했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크게 떨어졌던 소명에 대한 확신도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 그러나 목회에 대한 만족감은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2015년에는 자신의 목회 사역에 ‘매우 만족한다’고 답한 목회자가 72%였지만, 2026년에는 이 비율이 52%로 떨어졌다. 11년 만에 무려 20%포인트나 감소한 것이다. 기독교 여론 조사기관 바나그룹은 “이는 단순히 스트레스나 정서적 피로가 줄어드는 것만으로는 목회 만족도를 높이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목회자들의 번아웃 해소에 도움이 되는 현실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 목회자들, ‘정신적·신체적’ 건강 도움 절실
바나그룹 조사에서 목회자들에게 가장 도움이 필요한 분야는 정신과 신체적 건강이었다. 올해 초 개신교 담임목사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2%는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필요한 지원이라고 답했다. 그 다음으로는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인간관계(41%), 재정적 안정(36%) 등이 뒤를 이었다.
연령과 성별에 따라 우선순위에 차이가 나타났다. 45세 미만 목회자들은 건강과 재정 문제를 더 심각하게 인식했다. 45세 미만 목회자 중 62%가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꼽은 반면, 45세 이상 목회자는 51%였다. 여성 목회자 역시 건강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목회자의 66%가 건강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는데, 이는 남성 목회자(49%)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반면 남성 목회자는 친밀한 관계를 가장 필요한 도움으로 선택한 비율이 43%로, 여성 목회자(33%)보다 높았다.
■ ‘영적 훈련·규칙적인 휴식’ 등 번아웃 해소에 도움
바나그룹은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번아웃 해소를 위한 여러 방법을 제시한 뒤, 각 방법의 효과와 실천 가능성을 함께 평가하도록 했다. 목회자들이 도움은 절실하지만 실천하기 힘든 항목으로 안식년이나 장기 휴식처럼 충분히 쉬는 것, 사역을 다른 목회자나 리더들과 분담하는 것, 자신의 은사와 한계에 맞게 사역 역할과 책임을 재조정하는 것 등을 꼽았다.
반면 도움이 필요하면서도 비교적 실천하기 쉬운 방법으로는 꾸준한 영적 훈련, 사역과 개인생활 사이의 경계 설정, 짧지만 규칙적인 휴식, 믿을 수 있는 친구와의 솔직한 대화 등을 주로 꼽았다. 바나그룹은 ‘번아웃’ 목회자를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지만 목회자들은 이를 효과가 크지 않은 지원책으로 평가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나그룹 다니엘 코플랜드 부대표는 “규칙적인 휴식과 건강한 경계 설정, 개인의 영성 훈련은 목회자의 건강한 사역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자신의 목회를 돌아볼 여유조차 갖지 못한 채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 ‘배우자·동료 목회자’ 큰 정서적 지지
이번 조사 결과는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효과적인 회복 방법도 적지 않음을 함께 제시했다. 바나그룹은 먼저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상에서 벗어나 몸을 움직이는 시간, 충분한 수면, 사역과 무관한 규칙적인 운동 등은 번아웃 해소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시됐다.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필요하다면 그 범위를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 목회자의 가장 큰 정서적 지지 기반은 배우자(80%)였으며, 동료 목회자나 사역 리더(65%)가 그 뒤를 이었다. 교회 밖 친구를 꼽은 비율은 42%였다. 반면 멘토나 영적 지도자(30%), 전문 상담사나 치료사(18%)의 도움을 받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사역의 경계를 분명히 설정하고 이를 명확하게 알리는 것도 중요한 회복 전략이다. 역할과 일정, 책임의 범위를 명확히 하는 것은 목회자들이 효과는 크면서도 비교적 실천하기 쉬운 방법으로 평가한 항목 가운데 하나였다.
<준 최 객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