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군기지 보유한 중동 국가 중 유독 요르단에 공격 집중
대미 경제적 의존도 높은 요르단, 군사력 약해 보복도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이란이 최근 미군기지를 보유한 중동 국가 중에서도 유독 요르단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요르단이 그간 미국에 ‘밀착’해 대이란 공습의 거점 역할을 해 온 데 대한 보복 차원으로 보인다. 군사력이 약한 요르단이 별다른 보복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요르단이 미국과 이란 간 분쟁에서 새로운 화약고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지난 17일 요르단 아즈라크 소재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를 겨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쏟아부었다.
이날 공격으로 미군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휴전 합의 좌초로 양측의 무력 공방이 본격 재개된 이후, 이란의 직접적인 공격으로 미군 사망자가 발생한 첫 사례였다.
이란은 또 지난주 미군이 주둔 중인 킹파이살 공군기지를 타격했고, 동부지역의 또 다른 기지를 공격해 미군 블랙호크 헬기 여러 대를 파손했다.
이날은 홍해에 접한 아카바 지역의 국제공항 등에도 공습을 퍼부었는데,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는 국영방송을 통해 이곳에 주둔 중인 미군 수송기 등을 겨냥한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대이란 공격 강도가 높아질수록 요르단이 집중 보복 대상이 되고 있는 모양새다.
WSJ은 걸프 지역의 다른 국가들에도 미군기지가 있는데도 요르단만 이처럼 집중 표적이 되는 것은 대미 관계의 특수성 때문일 수 있다고 짚었다.
요르단은 중동지역의 다른 산유국과 달리 석유 자원이 부족하다.
국내 소비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로 오랫동안 미국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면서 경제 및 군사원조를 받아왔다.
지난 2022년 체결된 협정에 따라 요르단은 미국으로부터 연간 14억5천만달러 규모의 경제원조도 받고 있다.
미국의 지원을 받은 요르단은 미군이 자국에 있는 기지를 활용해 작전을 수행하는 것을 폭넓게 허용해왔다.
미군기지가 있는 아랍국가 가운데 가장 관대한 수준으로, 이란과 분쟁이 5개월째 이어지면서 자연히 요르단도 미국의 군사작전을 위한 주요 거점으로 부상했다.
그동안 쿠웨이트나 바레인 등 다른 걸프국보다 이란과 거리가 상대적으로 멀다는 점 때문에 공격에 노출될 위험이 적은 것으로 평가됐지만,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된 지금에는 오히려 더 주된 표적이 되고 있다.
요르단의 군사력이 미약하다는 점도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란이 공습을 퍼부어도 방어에 나서거나 반격할 만한 힘이 없다는 것이다.
WSJ은 이란이 요르단 내 미군기지에 미사일과 드론을 퍼부으면서도 이스라엘은 공격 대상으로 삼지 않은 점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동연구소의 이란 전문가 앨런 아이어는 “요르단은 미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 때문에 미국의 전략적, 지역적 목표에 전적으로 부합하려고 해왔다”며 “이란이 역내 미군기지에 대한 보복을 결심하기 전까지는 이는 좋은 전략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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