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엣지워터 지역에서 세입자 권리 단체와 진보 성향 시의원들이 모여 ‘세입자 보호 조례안(Protecting Renters Ordinance)’의 시의회 통과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 참석자들은 1986년 제정된 기존 주거용 임대차 조례(RLTO)가 급변한 주거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법안 현대화를 요구했다. 핵심 쟁점은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 갱신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당한 사유 퇴거제(Just Cause Eviction)’ 도입과 부당한 수수료 제한, 세입자 전담 법률 지원 신설 등이다.
반면 시카고 부동산 협회를 비롯한 임대인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카고는 이미 미국 내에서 세입자 보호법이 가장 강력한 도시 중 하나로, 정당한 사유가 있어도 세입자를 퇴거시키는 데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렌트비 상승의 근본 원인은 임대인의 독단이 아니라, 시카고 시와 일리노이 주의 기하급수적인 재산세(Property Tax) 인상과 물가 상승, 건물 보험료 폭등 때문이라고 맞서고 있다. 늘어난 세금과 건물 유지 비용을 임대료에 반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임대인에게 규제와 이사 비용까지 강제할 경우 임대 주택 공급 자체가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렌트비가 더 오르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다.
시카고 전체 가구의 54%가 세입자인 만큼, 세입자 권리 강화와 재산세 부담에 신음하는 임대인 간의 이견을 시의회가 어떻게 조정할지가 향후 주택 시장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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