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크로스 블루실드 일리노이(BCBS)가 일부 의료보험 청구에 대해 자동으로 진료 수준을 낮춰 지급하는 이른바 ‘다운코딩(downcoding)’ 정책을 지난 7월부터 시행하면서 의사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같은 진료를 하고도 과거보다 적은 보험금을 받게 되면서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BCBS는 7월 1일부터 진료기록이 의사가 청구한 진료 수준을 뒷받침하지 못한다고 판단될 경우 더 낮은 수준의 진료 코드로 지급하고 있다. 특히 정신건강과 소아과 진료에서 다운코딩 사례가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부 의료진은 많은 청구 건이 한꺼번에 삭감되면서 인공지능(AI)이나 알고리즘이 사용되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지만, BCBS는 AI 사용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교외의 한 소아과 의사는 최근 고난도 감기·질병 진료 청구의 약 40%가 다운코딩돼 보험금이 줄었다고 밝혔다. 시카고의 한 정신과·심리치료 병원에서는 7월 한 달 동안 무려 2,400건의 청구가 삭감됐다고 전했다.
일리노이주에서는 이런 관행을 막기 위해 지난 7월 ‘다운코딩 투명성법(Transparency in Downcoding Act)’을 제정했다. 법은 보험사가 AI나 알고리즘을 이용해 의료진의 청구액을 자동 삭감하는 것을 제한하고, 삭감 사실을 의사에게 통보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2028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현재 발생하는 문제에는 즉각적인 보호 효과가 없다.
의료계는 보험금 삭감이 계속되면 의사들이 보험 가입 환자를 받지 않거나 복잡한 환자 진료를 기피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일리노이주에서는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한 성인의 32%가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다운코딩이 정신건강 치료 접근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BCBS는 이번 정책이 정확한 진료 수준에 맞춰 적절하게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진들은 진단 코드만으로는 특히 어린이나 복잡한 정신건강 환자의 실제 진료 상황을 제대로 판단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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