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호 일대를 포함한 시카고 상공에 수백만 마리의 철새가 이동하는 가을철 대이동 시즌이 본격 시작되면서 당국이 주민들에게 야간 조명 소등을 당부했다.
시카고시 동물관리 당국에 따르면 북미 대륙의 주요 철새 이동 경로인 ‘미시시피 플라이웨이’에 위치한 이 지역은 매년 가을 남쪽으로 향하는 수억 마리의 철새가 거쳐 가는 관문이다. 특히 밤 기온이 낮고 건조해지는 이맘때면 서늘한 야간 시간을 틈타 이동하려는 새들이 도심 상공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따라 당국은 향후 며칠간 밤 11부터 오전 6시 사이 가정과 사무실에서 사용하지 않는 실외 조명을 끄거나 최대한 어둡게 해 줄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고층 빌딩과 주택에서 새어 나오는 밝은 인공 빛은 야간 비행을 하는 철새들의 방향 감각을 심각하게 혼란스럽게 만들고, 유리창 충돌 등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고층 아파트나 사무실 근무자들은 커튼과 블라인드를 쳐서 실내 빛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아야 하며, 건물 로비나 장식용 조명 역시 소등 대상에 포함된다. 매년 봄·가을 이 시기마다 시카고에서는 철새 보호를 위한 ‘라이츠 아웃’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으며, 건물 관리업계도 11월 중순까지 야간 장식 조명 소등에 동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간단히 조명을 끄고 커튼을 닫는 작은 실천만으로도 불빛에 현혹된 철새들의 건물 충돌 위험을 대폭 낮출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시카고 주민들의 작은 배려가 긴 여정에 나선 철새들의 안전을 지키는 든든한 방패가 되고 있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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