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치우고 시간당 45달러를 벌 수 있는 일자리가 뉴욕에 등장했다. 지난해 기록적인 폭설을 겪은 뉴욕이 눈이 오기도 전부터 사람을 모으고 보수까지 대폭 높인 이유는 무엇일까.
◇ 기본 4만원·연장 6만원…제설 알바 시급 56% ‘껑충’
지난 16일 뉴욕시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은 올겨울 ‘긴급 제설 인력(Emergency Snow Shovelers)’의 기본 시급을 30달러(약 4만1000원)로 책정했다. 일주일에 40시간을 넘겨 일하면 이후부터는 시간당 45달러(약 6만1000원)를 지급한다. 뉴욕시 공식 자료에서도 같은 임금 수준과 근무 조건이 확인된다.
기존 제설 인력의 기본 시급은 19.14달러(약 2만6000원), 주 40시간 초과 시 28.71달러(약 3만9000원)였다. 기본 시급을 기준으로 하면 약 56.7% 오른 셈이다. 뉴욕시는 지난 겨울 폭설 당시 한시적으로 30달러의 시급을 적용한 바 있는데, 이를 이번 겨울부터 제설 인력의 기본 보수로 적용하기로 했다.
제설 인력이 하는 일은 단순히 일반 보도의 눈만 치우는 것이 아니다. 폭설이 내리면 뉴욕시 위생국(DSNY) 직원들과 함께 버스정류장과 횡단보도, 소화전, 계단식 도로 등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에 쌓인 눈과 얼음을 제거한다. 필요할 때 투입되는 임시 인력이다.
지난겨울에는 역대 가장 많은 7800명 이상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들은 위생국 직원들과 함께 횡단보도 13만5000곳, 버스정류장 3만4000곳, 소화전 2만9000곳의 눈을 치웠다. 눈이 내리는 도중이나 야간에도 제설 인력을 투입해 작업 속도를 높였다.
◇ 기록적 폭설 겪은 뉴욕…벌써부터 사람 모으는 이유는
뉴욕시가 제설 인력 확보를 서두르는 데는 지난 겨울의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 당시 뉴욕은 폭설과 한파를 겪었고, 시는 긴급 제설 인력을 대규모로 투입했다. 맘다니 시장은 이번 제도 개편을 발표하며 “지난 한 해의 눈보라와 뇌우, 폭염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이 있다면 극한 날씨에 대비하기에 너무 이른 때는 없다는 것”이라며 사전 대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월에는 폭설과 강풍을 동반한 강력한 겨울 폭풍이 미국 동부를 덮치면서 뉴욕 일대 교통이 사실상 마비되기도 했다. 당시 뉴욕시는 폭설에 대비해 오후 9시부터 시내로 진입하는 고속도로와 교량, 주요 도로를 폐쇄했고, 뉴욕에는 2017년 3월 이후 9년 만에 블리자드 경보가 내려졌다. 항공편도 대거 결항돼 이틀간 미국 국내·국제선 약 9000편의 운항이 취소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
모집 방식도 바뀐다. 과거에는 눈이 내릴 때 제설 인력을 모집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첫눈이 오기 전인 가을부터 미리 등록을 받는다. 서류 절차를 사전에 끝내 실제 폭설이 닥쳤을 때 곧바로 인력을 투입하기 위해서다.
오는 11월 30일까지 위생국이 마련한 행사에서 등록을 마치면 12월 유급 오리엔테이션에도 참여할 수 있다. 교육 시간은 4시간이다. 근무 후 임금 지급도 빨라진다. 뉴욕시는 사전 등록자의 경우 실제 일한 뒤 2주 안에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18세 이상·美 취업 자격 필요
높은 시급만 보고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원자는 만 18세 이상이어야 하고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춰야 한다. 추운 겨울 날씨 속에서 눈과 얼음을 치우는 고강도 육체노동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도 붙는다.
첫 인력 등록 행사는 오는 19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뉴욕 브롱크스의 태프트 고등학교에서 열린다. 등록을 마친 인력은 거주 지역의 수요와 본인의 희망 지역 등을 고려해 위생국 차고지에 배정되고, 큰 눈이 내릴 때 출근 요청을 받는다.
맘다니 시장은 “지난겨울 수천 명의 뉴욕 시민이 이웃들이 폭설과 얼음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며 “올해는 보수를 올리고 프로그램 참여도 더 쉽게 만들고 있다. 눈이 내릴 때 우리 도시는 준비돼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울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