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9 F
Chicago
Friday, November 6, 2026
spot_img
Home 종합뉴스 주요뉴스 유럽 폭파 위협 잇따라…여객기에 방송사까지 협박

유럽 폭파 위협 잇따라…여객기에 방송사까지 협박

2
포르투갈 리스본 공항의 여객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포르투갈·체코·프랑스 등 동시다발…이번주만 50편 넘어
방송사엔 “서방에 보내는 메시지…45분 뒤 터진다” 이메일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유럽을 오가는 여객기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위협이 이번주 내내 계속되고 있다. 아일랜드 등지에서는 방송국 폭파 협박으로 직원들이 대피하고 방송이 중단됐다.

로이터·안사통신 등에 따르면 포르투갈 리스본 당국은 6일 오전 8시께(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를 출발해 포르투갈 리스본에 착륙한 라이언에어 여객기를 대상으로 대규모 보안작전을 벌였다. 비행기에 폭탄이 실렸다는 신고가 포르투갈 공공안전경찰에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체코 프라하 공항은 이날 출발·도착편 9편이 폭탄 위협을 받았다고 밝혔다. 프라하에서 로마로 향하던 위즈에어 여객기는 폭탄 위협에 베네치아에 우회 착륙했다. 현지 매체 프라보는 공항 위기관리 담당자에게 협박 이메일이 발송됐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당국은 이날 4건의 폭발물 위협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서도 경찰이 출동해 기내에 폭발물이 있는지 수색했다. 헝가리 국방부는 폭탄 위협을 받은 여객기 3대가 자국 영공을 지나는 동안 전투기를 보내 호위했다고 밝혔다.

dpa통신은 이날 유럽 전역에서 23건의 항공기 위협 사건이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유럽에서는 지난 2일 런던에서 소피아로 향하던 위즈에어 여객기를 시작으로 이번주 들어 전날까지 최소 35대의 항공기가 폭발물 위협을 받았다. 기내 수색 결과 폭발물은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여객기가 목적지까지 가기 전에 다른 공항에 비상 착륙해 후속편이 지연·취소되고 전투기가 출격하는 등 항공교통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아일랜드 방송사 RTÉ 앞 경찰
아일랜드 방송사 RTÉ 앞 경찰[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은 언론사도 폭파 협박을 받았다.

아일랜드에서는 공영방송 RTÉ와 일간 아이리시 인디펜던트 등 언론사 여러 곳에 폭발물 협박 이메일이 발송돼 직원들이 대피하고 무장 경찰이 배치됐다. RTÉ는 직원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하느라 오전 한때 방송을 일부 중단했다.

아일랜드 당국은 오는 12일 더블린에서 열리는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 이튿날 비공식 유럽연합(EU) 정상회의 등 고위급 행사를 앞두고 경비·보안을 강화한 상태다.

영국 스카이 방송과 불가리아 방송사 노바도 비슷한 위협을 받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RTÉ와 노바는 “45분 뒤 폭발한다. 시간이 별로 없다”라고 적은 협박 이메일을 받았다. 미하일 안드로포프라는 이름의 이메일 발신자는 자신이 여객기를 폭파하겠다고 협박한 조직의 지도자 중 하나라면서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이번주 벌어진 일은 곧 유럽에 닥칠 일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이메일 발신자 이름과 ‘서방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이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 유리 안드로포프와 그의 전기 ‘서방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연상시킨다고 전했다.

독일 라이프치히 공항 폭발물처리반(2026년 8월)
독일 라이프치히 공항 폭발물처리반(2026년 8월)[dpa via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폭발물 위협이 동시다발적으로 계속되자 일각에서는 유럽 사회 혼란을 조장하려는 러시아의 공작으로 의심하고 있다. 유럽 수사당국은 2024년 7월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발생한 항공소포 폭발 사건, 올해 8월 독일 라이프치히 공항 폭발물 드론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한 바 있다.

AFP통신 등은 전날 여객기 위협 이메일 다수에 러시아 극단주의 단체로 알려진 ‘남성 국가'(Male State)의 서명이 담겨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단체가 실제로 일을 저질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남성 국가’를 설립한 블라디슬라프 포즈드냐코프는 텔레그램에 단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협박 이메일은 허위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발생한 냉장고·혈액은행 해킹 사건 역시 러시아의 소행으로 의심하기도 한다. 친러시아 해커그룹으로 알려진 ‘NoName057(16)’과 ‘Z-Pentest Alliance’는 이 공격을 자신들이 했다고 주장하는 텔레그램 게시물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늘 그렇듯 논리적 근거도 증거도 없이 우리나라를 온갖 일에 연루시켜 비난하고 있다”며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