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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May 1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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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만든 ‘가짜 배지’에 속았다… 시카고 교외 거주 남성, 6만 9천 달러 사기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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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mini 생성이미지

인공지능(AI) 기술을 악용한 정교한 사기 수법에 시카고 교외 지역의 한 남성이 평생 모은 예금 중 상당액인 6만 9,000달러를 사기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은 지난 3월, 피해 남성이 한 통의 전화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발신자 표시에는 유명 IT 기업인 ‘애플(Apple)’이 떠 있었다. 전화를 건 여성은 피해자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되었거나 해킹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하며,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미 연방 보안국(U.S. Marshals)’ 소속 공무원을 연결해주겠다고 속였다.

이어 전화를 건 남성은 자신을 연방 보안국 부국장인 ‘실라스 V. 다르덴(Silas V. Darden)’이라고 소개했다. 피해자가 의심을 품자, 그는 자신의 이름과 얼굴, 그리고 연방 보안국 배지가 선명하게 찍힌 사진을 문자 메시지로 보내 안심시켰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이 사진은 AI를 이용해 만들어진 가짜 배지였으며, 실제 인물의 이름을 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기범의 압박에 못 이긴 피해자는 서둘러 은행을 방문했다. 그는 자신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본인 명의의 새로운 안전 계좌로 돈을 옮기는 것으로 믿고, 두 차례에 걸쳐 총 6만 9,000달러를 송금했다. 피해자는 나중에 은행을 직접 방문해 계좌를 확인하려 했으나, 이미 해당 계좌는 폐쇄되었고 돈은 사라진 뒤였다.

미 연방 보안국(USMS) 관계자는 “연방 수사기관은 절대로 시민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최근 AI를 활용해 신분증이나 배지 사진을 조작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으니 절대 속아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FBI 자료에 따르면, 정부 기관 사칭 사기는 2025년 기준 미국 내에서 7번째로 많이 보고된 범죄 유형으로, 한 해 동안 무려 7억 9,800만 달러 이상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97% 증가한 수치다.

현재 일리노이주 의회에서는 은행 직원이 고령자나 취약 계층의 금융 착취가 의심될 경우 일시적으로 송금을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HB4767)이 논의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가족의 계좌에 ‘신뢰할 수 있는 연락처(Trusted Contact)’로 등록하여 비정상적인 거래가 발생할 때 알림을 받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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