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앞으로 두 달 안에 현장 요원들에게 바디캠을 전면 지급할 예정인 가운데, 촬영 영상 공개 여부를 기관의 ‘최선의 이익(best interests)’에 따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정책이 논란이 되고 있다.
ICE는 오는 9월 말까지 전국 현장 요원들에게 바디캠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이민단속 과정에서 ICE 요원들의 총격으로 사망자가 잇따르면서 단속 과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그러나 ICE의 바디캠 운영 지침은 요원이 총격을 가하거나 단속 과정에서 사망 또는 중상을 초래한 경우에도 영상을 자동 공개하도록 하지 않고 있다. ICE가 “기관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해야만 신속한 공개가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다.
지난해 2월 마련된 정책에 따르면 총격이나 중대한 물리력 사용 사건이 발생하면 ICE 고위 관계자와 법률 담당자 등이 참여하는 위원회가 영상을 검토한 뒤 공개 여부를 권고한다. 공개가 결정될 경우 사건 발생 후 72시간 안에 영상이 공개될 수 있다.
하지만 ICE 국장이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사정”이 있다고 판단하면 공개를 막거나 사실상 무기한 연기할 수 있다. 어떤 상황이 이에 해당하는지는 정책에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런 규정이 ICE에 지나치게 광범위한 재량권을 부여해 기관에 유리한 영상만 공개하고 논란이 될 만한 영상은 감출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ICE 지침은 체포, 수색영장 집행, 긴급 상황 대응 등 통상적인 단속 업무에서 요원들이 바디캠을 작동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영상이 공개될 경우에도 요원의 얼굴과 이름, 배지 번호 등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모두 가려진다.
ICE는 현재 전체 현장 요원의 절반 이상에게 바디캠을 지급했으며 나머지 요원들도 9월 말까지 장비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체포팀에는 최소 1명 이상 바디캠을 착용한 요원이 포함돼야 한다.
백악관 국경 담당 책임자 톰 호먼은 지난달 CBS 방송에서 “미국 국민은 현장에서 요원이 무엇을 보고 듣는지 볼 필요가 있다”며 바디캠 영상이 오히려 요원들의 정당한 행동을 입증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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