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창리서 중대한 시험”···트럼프에 ‘ICBM 발사’ 경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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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평안남도 양덕군 온천문화휴양지 준공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사우스론(남쪽뜰)에서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에 오르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평양•워싱턴=조선중앙TV•AP 연합뉴스]

北 ‘동창리 영구 폐기’ 약속 깨고
ICBM 미사일 엔진 고도화 작업 유력
연말까지 美양보 없으면 ‘새 길’ 포석
레드라인 위협하며 美압박 극대화

북한이 8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중대한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과 남측에‘영구 폐기’를 약속한 비핵화의 상징같은 곳에서 장거리 미사일 엔진 성능‘고도화’작업을 실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기들이 북미 비핵화협상 시한으로 정한 연말을 앞두고‘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오지 않으면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하며 대미 압박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음 단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질색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 발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이날“7일 오후 서해위 성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됐다”며 “성공적 결과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동창리 발사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6·12 싱가포르 북미 1차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두로 폐기를 약속한 곳이다. 그해 9월 남북 정상이‘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영구 폐기에 합의한곳이기도 하다. 풍계리 핵 실험장과 함께 북측의‘미래 핵’(핵·미사일 기술 고도화) 포기 의사를 상징하는 곳에서 시험을 재개한 셈이다.

북한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중대 시험은ICBM에 탑재되는 미사일 엔진 성능을 향상시키는 시험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ICBM등 신형 무기 개발을 주도하는 국방과학원이 소식을 전하며“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는 게 주요 근거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전략적 지위라는 표현은 북한이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하던 시기인) 2017년 9~10월부터 사용한 것으로, 핵무기와 관련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시험에서 백두산 엔진을 고체연료 기반으로‘업그레이드’하거나, 연료 변화없이 엔진 효율만 높이는 식의 개량 작업을 시도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즉각 기습 발사가 가능해 액체연료 미사일보다 전술·전략적 효용이크다. 2017년 북한이 시험 발사한 ICBM 화성-14형과 화성-15형에 쓰인 백두산 엔진은 액체연료 기반이라 ICBM 발사 전 연료 주입에 30~40분이 걸린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ICBM을 보유한 국가들을 보면 대부분 액체연료에서 상당 시간을 거쳐 고체연료로 전환해 왔다”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액체연료 엔진보다 고체연료 엔진이 순간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력을 내기가 어렵다”며 “동창리 수직 엔진 시험대를 활용해 ICBM용 고체연료 엔진의 첫 시험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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