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자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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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위스콘신대 교수/유아교육학 박사)

아동중심교육은 21세기 인성교육과 지성교육의 본질과 방향을 제공한다. 성인이 아니라 아동이 중심이 되는 교육으로서, 아동은 개개의 능동적인 학습자가 된다. 그들은 자율적으로,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고, 스스로가 원했기 때문에 재밌고 즐겁게 학습에 참여하며 열심히 공부한다.

아동의 ‘자발성(spontaneity)’은 아동중심적 교육활동의 필수 요소로서, 환경과 교사보다도 교육에 미치는 영향력이 훨씬 더 크다. 다시 말하면, 미리미리 교구 등 교실내의 학습환경과 매우 열정적이며 훌륭한 교사진을 완벽하게 갖춘다 해도 성공적인 교수·학습을 달성하기가 어렵다. 아이 자신이 ‘스스로 우러나서’ 하는 즐거운 학습이야말로 교육의 성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며 절대적인 요인이다. 가정과 학교에서 자발성 및 자율성이 주어지면, 아이들은 자신의 흥미와 의지에 따라서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각종 교구 및 교재 수업의 충분한 반복을 차분하게 해나가며, 각각의 개성을 살리고, 매사에 자신감도 갖게 된다.

그런데 많은 아이들의 학습과 성장이 순탄하지 않고 일탈하며 이상행동을 보인다. 일탈행동은 대체로 성인에 의해서 아동의 자연스러운 내적 발달경로가 방해받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예를 들면, 아동이 부모나 선생님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억눌리는 가운데 매사에 자유와 선택의 여지가 없는 환경에서 자라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아이는 점점 불만과 좌절감이 쌓여서 버릇없는 행동을 하거나 아예 포기해버리고 나태해지기 쉽다. 어떤 아이도 자발적인 활동과 학습의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하는 교육적 상황을 좋아할 이유가 없다.

그러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진정으로 아동을 위한 지성교육이 이루어지도록 각종 기회를 제공하는 데에 있다. 아동이 지적으로 만족하면 심적으로 더욱 행복해져서 인성교육도 자연스럽게 되는 법이다. 아동을 포함해서 모든 인간은 배워야 하고 지적으로 충족되어야 한다. 사람은 우선 자신과 세계를 제대로 파악하고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 공부하고 배움에 힘쓴다. 이뿐만 아니라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존재가 되고 싶어하는 것이 사실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가 타율적인 상황에서 벗어나 자신의 관심과 흥미를 추구하며, 마음껏 생각의 날개를 펼치고, 의사 표현의 자유 또한 충분히 누리고 행사하기를 원한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꾸려가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성실히 사람답게 살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런 사항들이 제대로 충족되지 않고 불만족이 쌓여가면, 결국 좌절을 겪고 불행해지면서 사회에 적대적인 감정과 자세를 취하게 된다. 따라서 성인은 아이가 어려서부터 다양한 놀이의 기회들을 통해서 제때에 필요한 정신적 영양분을 골고루 흡수하고 잘 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지성교육과 인성교육의 시작은 모든 아이들이 소외되지 않고 전인으로서 올바르게 잘 자라도록 교육적 환경을 잘 조성하고 마련해 주는 데에 있다. 아이들이 발달 수준에 따라 적합한 학습 자재로 독립적으로 하는 작업들은 정신건강과 지식과 기술의 습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아이 스스로 열성과 전념을 쏟을 때 온전한 인성이 형성된다. 이에 성인의 간섭을 자제함으로써 아이의 사회정서적 능력 발달이 순탄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고, 불필요한 통제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아이의 자발적인 놀이와 학습을 방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아동은 자신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 ‘정신적 영양분’을 간절히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