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법안’하원 통과···실제 법제화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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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다수당인 상원선

상정돼도 통과 불투명

트럼프 거부권 장벽도

추방유예 청소년들을 포함해 350만 명에 달하는 서류미비 이민자들을 구제하게 될 연방 드림법안이 마침내 연방 하원을 통과했다.

그러나 공화당 우위의 연방 상원에서는 이 법안이 다뤄질 수 있을지 미지수이고, 연방 상원을 통과한다 해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장벽이 남아 있어 실제 법제화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연방 하원은 지난 4일 저녁 본회의를 개최해 민주당이 발의한 ‘연방 드림법안(American Dream And Promise Act)을 찬성 237대 반대 187로 통과시켰다. 이날 표결에서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들은 단 한 사람의 이탈 없이 전원 찬성표를 던졌고,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7명이 가세해 압도적인 표차로 법안을 가결시켰다. 

이 법안은 어린 시절 미국에 정착한 서류미비신분 드리머들에게 10년간의 합법체류 신분을 부여하고 ▲2년 이상 대학교육을 받거나 ▲2년 이상 군 복무 또는 ▲3년간 미국에서 취업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할 경우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이 법안에 따라 영주권을 취득한 드리머들은 영주권 취득 5년 후 시민권 신청 자격도 갖게 된다.

또 법안은 트럼프 행정부의 ‘임시보호신분’(TPS) 폐지로 미국을 떠나야 되는 아이티,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출신 이민자들에게도 합법체류 신분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연방 하원 본회의를 통과하자 하원에서는 스페인어로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의미의 “시 세 푸에데‘(Si, se puede!)를 외치는 환호성이 쏟아졌다. 

지난 10여 년간 수차례 법안 발의와 법안 통과 무산을 반복해왔던 드림법안이 이번에 하원서 통과된데 이어 상원에서도 통과된다면 법적으로 이도저도 못하는 상태에 머물렀던 수백만 명의 드리머 세대들에게 법적 명료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법안 발의자 중 한 사람인 민주당 니디아 벨라스케즈 의원은 “그들은 아버지이자 어머니이며 우리의 자녀들로 우리 커뮤니티의 일원”이라며 “20년 이상 미국에서 삶을 일궈온 이들에게 이제 출신 국가로 돌아가라고 하는 것을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벳 클라크 민주당 의원은 “드리머들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일부분으로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드림법안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공화당 의원 대다수는 드림법안 통과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더그 콜린스 의원은 “안타깝게도 민주당은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은 이들에게 사면이라는 파이를 주려하고 있다”며 “위기로 치닫고 있는 국경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같은 공화당 의원들의 강한 반발은 상원 통과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연방 하원과 달리 연방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 위치를 점하고 있어 공화당의 당론에 막힐 경우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민주당 측은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허용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지만 상원 공화당은 아직까지 드림법안을 언급하지 않고 있어 상원 본회의 상정조차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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