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아의 건강밥상] 딸기 바나나 스무디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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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아 요리연구가

 

햇빛 쨍쨍하던 어느 여름날 오후였다. 가파른 언덕길을 단숨에 올라왔는지 엄마가 거친 숨을 몰아 쉬며 나를 불렀다. 좁은 방문에 나란히 걸터앉은 모녀. 얼굴에 흘러내리는 땀을 훔치며 엄마가 말했다. “정아야 그림 그려 볼래?” 평소 그림 그리는걸 좋아하는 딸이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동네 미술 선생님을 만나고 오는 길이었다. 아직 늦지 않았다며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엄마의 목소리 한쪽에는 정말 그림을 그리겠다고 나서면 어떡하나 하는 염려도 있음을 나는 알고 있었다. 엄마의 마음이 고마워 이후로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은 부러 하지 않았다. 대신 삶을 예쁘게 그림 그리듯 살아보자 생각했다.

 

디톡스나 다이어트 또는 건강을 챙기기 위해 야채쥬스나 과일 스무디로 아침 식사를 대신하는 일이 건강한 삶을 그리는 사람들 사이에 하나의 트랜드가 되었다. 이에 발맞추어 간편하게 사먹을 수 있는 많은 종류의 디톡스 음료와 과일 볼들이 앞다투어 생겨났다. 바쁜 아침 사서 먹을 수도 있지만 싱싱한 재료를 구입해 깨끗하게 보관하고 직접 만들어 먹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건강밥상이 있을까 생각한다.

 

오늘 소개하는 딸기 바나나 스무디볼은 행복한 아침을 열어주는 건강밥상이다. 매일 먹는 밥 대신 매일 먹는 빵 대신 오늘은 그릇에 과일을 담아 먹는다. 통곡류와 견과류로 만든 바삭하고 고소한 그라놀라를 곁들이고 햄프씨나 치아씨와 함께 먹으면 아침부터 힘이 불끈 영양 만땅이다.

 

미처 챙기지 못해 너무 익어버린 바나나가 있다면 껍질을 까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 냉동실에 넣어 둔다. 딸기, 파인애플, 블루베리 등 다른 과일들도 마찬가지이다. 상큼한 스무디볼이 필요한 아침, 냉동실에 두었던 과일을 꺼내 믹서에 갈아 나만의 스무디볼을 만든다. 혹 차가운 스무디볼이 주저된다면 실온에 두었던 잘 익은 과일을 갈아 만든다. 얼린 과일이 아니라면 위에 얹는 재료를 단단하게 받쳐 주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괜찮다.

 

얼린 딸기와 바나나에 아몬드 우유를 넣고 간다. 아몬드 우유가 없다면 두유나 코코넛 워터 또는 약간의 얼음과 함께 갈아도 좋다. 당도가 약한 딸기나 바나나를 사용할 경우 대추야자 1개 또는 꿀 1큰술을 넣어 간다. 적당히 간 과일 위에 통곡류 씨리얼과 아몬드, 치아씨를 올리면 딸기 바나나 스무디볼 완성이다. 레시피는 넉넉한 한 그릇 분량이다.

 

바나나와 딸기가 만나 분홍빛 과일볼이 되었다. 딸기를 몇 알 더 넣으면 진한 핑크빛 볼이 되고 바나나를 더 넣으면 은은한 분홍빛 볼이 된다. 그림을 그리듯 노란색과 빨간색을 섞어 만든 분홍빛 스무디가 얼마나 예쁜지. 마치 멋진 화가라도 된 듯 멋진 아침이다.

 

딸기 바나나 스무디볼

 

재료

얼린 딸기 1컵

얼린 바나나 1개

아몬드 우유 ¼컵

 

딸기 3개

블루베리 ¼컵

통곡류 씨리얼 반 컵

슬라이스아몬드 약간

치아씨 1작은술

 

 

만드는 법

 

  1. 딸기와 바나나, 아몬드 우유를 믹서에 넣고 간다.
  2. 적당한 볼에 담는다.
  3. 슬라이스한 딸기와 블루베리, 씨리얼을 보기 좋게 얹고 아몬드와 치아씨를 뿌려 낸다.

 

 

 

서정아의 힐링건강요리교실

문의ssyj20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