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값 내릴 의향 ‘무’, 바이어-리스팅 가격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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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택시장이 과도기에 접어들면서 바이어-셀러간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미전역 주택시장은 지금 셀러↔바이어 힘 겨루는 ‘과도기’

봄 시즌을 앞두고 미국내 주택시장이 셀러 마켓에서 바이어 마켓으로 서서히 전환하면서 주택매매를 둘러싼 바이어-셀러간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USA 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만 해도 원하는 집을 사기위해 여러 바이어가 경쟁적으로 리스팅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써서 셀러에게 제출하는 광경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으나 이제 이같은 ‘비딩 전쟁’(bidding wars)은 찾아보기 어렵다.

시카고지역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들에 따르면, 괜찮은 매물이 나와도 셀러측은 가격을 내려서 집을 팔려고 하지 않거나, 바이어들은 리스팅 가격 그대로 지불하고 주택을 구입하기를 꺼려한다는 것이다.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시카고 부동산 시장에서는 30만달러 이하의 경우 힘겨루기 현상은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40만달러 이상의 매물들은 바이어-셀러간에 눈치를 보는 힘겨루기 현상을 보이고 있다.

김소곤 파트너4U부동산 브로커는 “대게 새해가 되면 전년도에 비해 리스팅 가격이 3~5% 높게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보니 바이어가 적었다. 그러나 2월부터는 바이어가 생겨나면서 30만달러이하 집들은 잘 팔리는 편이다. 아무래도 셀러들이 값을 마켓에 맞게 내놓는 경향을 보이다보니 굳이 바이어들도 값을 무리하게 깎지 않고 구입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40만달러 이상의 큰 집들은 바이어-셀러간에 힘겨루기 현상이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다른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는 “요즘은 예전에 비해 셀러들이 깎아주는 경우가 보기 드물다. 좋은 집일 경우 바이어들이 붙어도 셀러들이 리스팅가격에서 깎고 싶지 않기 때문에 바이어들이 집을 놓치기 일쑤다. 예를들어 40만달러라면 4%다운해서 거래되기도 했는데 요즘은 2%도 깎아주지 않으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미국 전체적으로 볼 때 지난 1월 시장에 나온 매물 중 2명 이상의 바이어가 오퍼를 제출한 매물은 13%에 불과하다고 부동산 리서치 전문업체 ‘레드핀’은 전했다. 1년 전의 53%와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한때 미국에서 가장 뜨거웠던 시장인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지난 1년간 2명 이상의 바이어가 오퍼를 써낸 매물이 82%에서 18%로 급락했다. 시애틀의 경우 같은 기간 2명 이상이 경쟁을 벌인 매물은 53%에서 14%로 수직 하락했다. 워싱턴주 벨뷰의 ‘콜드웰 뱅커’ 부동산 존센 카메론 부사장은 “그동안 주택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던 미국내 일부 지역의 주택소유주들은 더 이상은 그 같은 가격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집을 팔 의향이 있으면 리스팅 가격을 현실적으로 책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현 주택시장이 과도기라 바이어, 셀러 어느 한쪽도 절대적으로 유리하지는 않다며 주택구입을 원하는 바이어들은 ▲셀러에게 더 빠른 홈 인스펙션과 주택감정을 약속하고 ▲다운페이먼트 자금이 은행에 입금돼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셀러에게 왜 그 집을 사고 싶은지 설명하는 레터를 보낼 것을 조언했다. 또 전문가들은 셀러 입장에서는 ▲올해는 주택판매와 관련,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현실적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홈 인스펙션을 받고 필요한 내부수리작업을 마친 뒤 집을 매물로 내놓고 ▲경제적으로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내부시설을 업그레이드 해 집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것 등을 권했다.<구성훈·홍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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