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김의 영화세상] 넥스트 쓰리 데이즈(Next Three Days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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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김(영화 칼럼니스트)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서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평범하고 성실한 가장이

절망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엄청난 일을 해낸다.

프랑스 영화 “그녀를 위해서라면” (Anything for Her)의  리메이크로 보통의 남자가  인생의 위기에서 고군분투하다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위험을 무릎쓰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이다. 주인공의 좌절과 고뇌를 함께 하면서 그를 응원하게 만드는 건 뛰어난 배우 ‘러셀 크로’의 힘이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방영중.

핏츠버그에 사는 대학 교수 ‘존’과 ‘라라’는 아들과 함께 평화롭게 산다. 하지만 라라가 그녀의 직장 상사의 살인범으로 기소되고 그들의 삶은 풍지박산이 난다. 존은 아내의 무죄를 믿지만 현장에서의 증거물에

아내의 지문이 있고 아내의 옷에 상사의 혈흔이 발견되는 등 모든 정황이 아내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아내는 감옥에  수감되고 존은 홀로 아들을 돌보며 아내의 무죄 입증을 위해 길고 고통스러운 싸움을 해나간다. 3년의 시간이 지나고 변호사까지 희망없는 사건에서 사임한다. 그 사이에

어린 아들은 엄마 보는 걸 거부하고 자포자기에 빠진 아내는 자살을 시도한다. 법의 불공정한 시스템에 환멸을 느낀 존은 자신이 직접 아내를 탈옥시킬 계획을 세운다. 존은 과거 감옥 탈출에 성공한 ‘데이먼’을 만나 조언을 듣는다. 데이먼은 긴박한 순간에 사람을 죽일 수 있겠냐는 질문으로 계획의 불가능함을 시사하지만 최대한 도움을 준다. 존은 위조 여권을 만들고 총기를 사고 감옥 키를 카피하고 탈주 루트를 그리며 준비를 해나가는데 아내가 3일후 다른 감옥으로 이송된다는 소식을 듣는다. 3일 이내에 아내를 탈출시켜야만 한다. 존은 당뇨인 아내의 혈액 샘플을 바꿔치기해서 아내를 병원에 입원시킨 후, 직원으로 위장해서 아내를 빼낸다. 그때부터 경찰과의 추격전이 벌어진다. 아슬아슬한 고비를 넘기고 친구 집에 맡긴 아들을 찾아서 세식구는 베네수엘라 비행기에 가까스로 탑승한다.

존이  탈출을 준비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마약딜러에게서 돈과 약을 훔치다가 죽도록 얻어 맞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죽이려던 갱 멤버를 살해한다.

긴박한 가운데서도 행선지가 미국과 범인인도조약이 없는 베네수엘라인 것도 평범함 존의 비범한 신의 한수. 액션과 긴장과 갈등이 적절하게 배합된 스토리와 배우들의 앙상블이 좋다. 영웅이 아닌 러셀 크로의 남편 연기가 오래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