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과연 남북 화해무드가 북핵위기를 해결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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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한미자유연맹 부총재/시카고)

 

남북 민족공조 분위기가 짙어간다. 표면적으로 보면 남. 북 한겨례가 화해를 하는 데 왜 나쁜 일 이겠는가? 그러나 그 속내는 다르다. 북핵 위기 정점에서 조성된 이 같은 기류는 곧 한미 간 동맹의 약화를 통한 친중· 친북적 흐름의 강화를 뜻한다.

이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장기존속 그리고 한반도 전체가 중국의 영향력 아래 빨려가는 미래를 뜻한다. 정부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요청한 데 대해 김정은이 화답했고 김정은의 최 측근인 백두혈통 여동생 김여정을 한국에 보냈다. 김정은은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외세와의 모든 핵전쟁 연습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했다. 김정은은 이어 “무엇보다 북·남 사이의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적 환경부터 마련하여야 한다”며 “북과 남은 정세를 격화시키는 일을 더 이상 하지 말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며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했다. 김정은은 또 미국에 대해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은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발언의 요지는 결코 핵무기 폐기는 없다는 것이다. 또 평창올림픽을 통한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을 대가로 1단계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2단계 한미군사동맹 해체를 요구했다. 한국 정부는 이미 북한에 평창올림픽 참가와 한미군사훈련 연기를 요구한 상태니, 1단계 남북 간 합의는 사실상 이행된 셈이다. 김정은이 평창올림픽에 자신의 정치적 분신인 여동생 여정을 참석하게 함으로서 소위 반전평화의 극적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미국은 한미훈련 중단은 물론 연기와 관련,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버웰 벨 등 전직 주한미군사령관들은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해체까지 주장했다. 결국 한국의 외교적 변화, 즉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인도·태평양 지역안보에는 불참하고 시진핑 주석이 요구한 일대일로 건설에는 적극적 참여를 선언하는 등 다양한 동맹 이탈 조류와 맞물려 한미동맹은 약화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발언은 북한이 체제 수립 이후 일점일획의 변화도 없었고 있을 수 없음을 드러냈다. 이것이 곧 한반도 적화의 의지다. 한국 정부의 유화적 타협과 한국민의 묵인은 결국 평화와 자주로 회칠한 가난하고 소망 없는 사회주의 한민족의 문을 여는 길이 될 것이다. 사회주의 적화통일 후에는 반드시 수십만, 아니 수백만 이상의 처형, 고문, 수용소 감금 등의 사태가 발생할 것이 필연적이다. 역사적으로 모든 공산화 과정이 그러했다.

몇 칠 전에는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대하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 ‘ 라고 대답함으로써 사실상 방문을 수락하였다. 대다수 국민 여론은,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수락에 흔쾌하게 찬성하지는 않을 것 같다. 심지어 지금까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해온 국민들 중에서도 반대자가 의외로 많을 것 같다. 김정은이 부르니,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문 대통령까지 예외 없이 쪼르르 달려가는 형상이다. 북한의 미 본토까지 날릴 수 있는 ICBM의 완성이 코 앞에 다가왔으니 그 전에 이를 저지해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조바심이 나는 데, 이런 미국의 입장은 전혀 헤아리지도 않고 일언반구 상의도 없이 북한을 방문한다고 하니 미국이 분노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한국 정부는 문 대통령이 평양 방문 목적이 핵무기 및 ICBM 문제를 의논하여 해결책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그 명분을 미국 측에 제시하며 설득하려고 할 것 같다. 이번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만은 선선히 수락하기에는 미국 정부로서는 시간이 너무 절박하다.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하여 어떻게 나올까? 한국이 미국을 무시하고 배신한다면, 차라리 우리가 먼저 선수를 치자. 한국은 젖혀놓고, 북한과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조건으로 북한의 핵 무장은 인정하되 ICBM만 폐기하는 조건으로 비밀 협상을 체결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