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너희들이 먹을 것을 주라

1958

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예수님께서 떡 다섯 덩이와 물고기 두 마리로 남자만 5,000명을 먹인 기적은 4 복음서 전부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교훈을 담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너희가 저 무리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주님은 제자들에게 이 큰 무리를 먹일만한 돈이 없다는 사실도, 또한 설사 돈이 있다해도 그 시간에는 먹을 것을 구해올 수 없다는 사실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말씀을 하신 걸까요?

예수님께선 이 엉뚱해보이는 말씀을 통해 제자들의 믿음을 끌어내고 계십니다. 먼저 주님은 제자들이 전도 여행 때 경험한 믿음의 체험을 일깨우십니다. 전도하는 동안 제자들은 천국 복음을 전파하고, 귀신들린 자들에게서 귀신을 쫓아내고, 병든 자들을 치료해주었습니다. 이처럼 신비한 능력을 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전도 여행 떠나기 전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권능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제자들은 주님께서 주신 권능이 자기에게 있음을 믿었고 그 믿음을 통해 이 놀라운 기적들을 행할 수 있었던 겁니다. 전도 여행 중 제자들은 자신의 믿음과 예수님의 권능, 이 둘 사이의 불가분의 관계를 점점 더 깊이 깨닫게 되었을 겁니다. 주님의 권능이 믿음을 통해 작동한다는 걸 알게 된거지요. 그런데 그때의 깨달음을 제자들은 지금 까맣게 잊고 만 겁니다. 그래서 주님은 “너희들이 먹을 것을 주라”는 말씀을 사용하셔서, 제자들의 믿음을 자극하고 계신 겁니다. “너희들이 전도 여행 때 사용했던 그 믿음만 있으면 여기 있는 무리들을 다 먹일 수 있단다. 그러니 그 믿음을 가지고 내게 구하라. 저 불쌍한 백성들을 먹여달라고.” 이렇게 도전하고 계신 겁니다. .

또한 주님은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는 말씀을 통해서 지금 그들의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비한 일들을 보라고 도전하고 계십니다. 빈 들에서 말씀과 치유의 부흥회가 열릴 수 있었던 건 두 가지 요소 때문입니다. 예수님만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영육간의 필요를 채워주실 분이라고 확신하는 무리들의 믿음과 그들의 믿음을 현실화할 수 있는 예수님의 권능, 이 두 가지 때문에 지금 기적의 부흥회가 열리고 있는 겁니다. 자기들 눈 앞에서 이 놀라운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도 보지 못하는 제자들에게 “깨어나라! 믿음을 되찾으라!”고  도전하고 계신 겁니다.

다행히 주님의 말씀을 깨달은 제자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안드레입니다. 안드레는 오병이어의 적은 도시락을 들고 온 아이를 발견하고 믿음으로 설득했습니다. “너 지금까지 예수님께서 하신 일 봤지. 놀랍지 않느냐? 그런데 여기 모인 사람들이 오랜 시간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해 지쳐있구나. 네 도시락을 예수님께 믿음으로 드리면, 우리 주님은 이 적은 양을 가지고도 여기 있는 사람 모두를 다 배불리 먹이실 거야. 네 말 믿지. 자 주님께 가자꾸나.” 주님께선 안드레와 아이의 믿음대로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무리가 배부르게 먹고도 남은 음식만 열 두 광주리를 채울 정도였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빈 들에서 갑자기 천국 잔치가 열린 겁니다.

누군가를 위해 중보 기도할 때마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는 주님의 이 말씀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직접 그 사람의 병을 치유하고, 그 사람의 사업을 잘 되게 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를 바로 세울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성도라면 누구나 전지전능하시고 신실하시고 사랑이 무한하신 하나님을 온전히 믿고 겸손하게 기도할 순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하나님께서 믿음의 기도를 통해 누군가의 필요를 채우시는 신비하고 감동적인 장면을 체험하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