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예수님의 침례와 복음

2076

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예수님께서는 침례 요한에게 침례를 받으심으로 공생애를 시작하셨습니다. 요한은 당황해서 예수님을 말립니다. 요한의 침례는 죄를 씻는 회개의 침례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죄가 하나도 없으신 분이잖아요. 그렇다면 주님께서 침례를 받으신 이유가 뭘까요? 몇 가지 답이 가능하지만, 그중 하나는  복음이 이 땅에 임했음을 미리 보여주셨다는 겁니다. 침례의 과정을 통해 예수님을 믿는 성도들에게 일어날 일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신 겁니다.

성령에 감동된 바울은 로마서 6장에서 침례를 통해 성도들은 예수님과 연합하여 죽고 다시 살아난다고 선포합니다. 예수님께서 침례를 통해 보여주시고 경험하신 일들 모두가 우리에게도 똑같이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과 연합하여 죽었다는 건, 물에 잠긴 예수님의 모습이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죽임 당하실 것을 의미하듯이, 주님을 믿는 순간 우리도 죄인으로 살았던 과거의 삶이 죽는 걸 뜻입니다. 화목 제물이 되셔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 때문에 죄의 사슬에 묶여 살던 우리 이전의 삶은 죽었고 지나가버린 겁니다.  

예수님과 연합하여 다시 살아났다는 건, 다시 물 위로 올라온 예수님께서 경험하신 그 모든 것들을 믿음의 성도들도 똑같이 누리는 삶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물위로 올라오신 주님께 어떤 일이 일어났습니까? 먼저 하늘이 갈라지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갈라졌다는 말은 찢어졌다는 뜻입니다. 마가복음에는 이 단어가 딱 두 번, 이곳 주님 침례의 장면과 주님 십자가 수난 장면에 등장합니다. 주님 돌아가시던 순간 지성소를 가리고 있던 휘장이 찢어지는 모습을 표현할 때 사용되고 있는 겁니다. 무슨 뜻일까요? 주님과 연합해서 살아나는 순간, 하나님과의 관계를 막고 가리고 있던 모든 것들이 다 찢어짐으로 전지전능하시고 신실하시며 사랑이 무한하신 하나님과 소통하는 새로운 피조물로 태어나는 겁니다.

다음엔 비둘기 형상을 닮은 성령님이 주님께 내려오셨습니다. 마가복음을 헬라어 원문으로 읽어보면, 성령님이 임하신 장소는 예수님 안입니다. 예수님 앞에 붙어있는 전치사의 뜻이 그렇습니다. 영어로는 “into”, 우리 말로는 “그 속으로”인 겁니다. 예수님을 믿는 순간 우리들에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는 겁니다. 성령 하나님께서 성도들 안에 오셔서 천국에 도착할 때까지 성화의 과정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시고, 지켜 보호해주시고, 인도해주시는 겁니다. 우리 성도들이 할 일은 우리 안에 계시는 성령님을 우리 삶의 주인으로 모시고 순종하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일어난 현상은 하나님께서 하늘로부터 들려주신 음성입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한다.” 예수님과 연합해서 살아난 우리들에게도 하나님께선 똑같이 말씀해주십니다. 로마서 8장 말씀은 하나님과 믿음의 성도들을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로 묶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소유를 상속받을 자들이라고도 표현합니다. 또한 자녀들을 향한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이 땅에서 겪는 어떤 환난도 장차 누리게 될 영광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우리에게 독생자 예수까지 내어주신 분이 우리를 위해 못하실 일은 아무 것도 없다.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와 하나님 사이에 연결된 사랑의 끈을 끊을 수 있는 세력은 절대 없다.” 하나님의 자녀가 된 성도들은 두려워하거나 염려할 이유가 없는 겁니다.

예수님을 믿고 주님과 연합한 성도들이 누리게 될 복의 크기가 놀랍기만 합니다. 숨이 탁 멎을 정도입니다. 이제 주님의 침례를 통해 발견한 이 놀라운 영적 교훈들을 가슴에 새기고 삶의 현장에서 누리게 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된 새로운 피조물로서 우리 안에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무한한 사랑과 은혜를 마음껏 누리며, 우리의 본향인 천국을 향해 순항하는 삶이 되시길 축복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