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요한 마가의 어머니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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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권 목사/크로스포인트교회 담임

이제 막 탄생의 팡파르(Fanfare)를 울린 하나님의 교회, 성령강림이 불을 붙여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는 복음의 물결, 이를 보고 서슬이 시퍼런 로마의 권력과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유대인의 무서운 박해에 직면하여 위태롭고 살벌한 분위기 맞고 있었습니다.  Inner Circle 삼총사인 야고보가 칼로 순교를 당하자, 이를 보고 환호하는 유대인 군중들을 달래기 위해 헤롯은 베드로 체포하여 투옥시키기에 이르렀고, 큰 명절 무교절이 지나면 끌어내어 백성 앞에서 처형하겠다고 약속까지 했습니다.  풍전등화 같은 위기, 야고보가 죽고 베드로마저 잃게 되면 제자들의 활동은 더 큰 위험에 빠질 수밖에 없고, 이를 피 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 또한 기도 밖에 없었으니 막연하고 막막하기까지 했습니다.  

아름다운 유산을 남긴 훌륭한 어머니들에 관한 기록을 성경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그 중에 요한 마가(John Mark)의 어머니 마리아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녀는 바나바를 동생으로 두었으나 남편과 다른 가족들의 소개가 없는 것으로 보아 아들 하나에 삶의 온 희망을 걸고 살아가는 과부였을 것입니다. 예루살렘에 다락방이 달린 큰 저택을 소유, 바로 그 곳에서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긴 후 최후의 만찬을 하셔서 ‘마가의 다락방’이라 부르게 되었고, 120명이 한 자리에 모여 오순절 성령강림의 기쁨과 교회가 탄생하는 순간을 간직한 역사적인 장소가 되었습니다.  일찍이 복음을 받아들인  마리아,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자신의 집을 예배장소로 제공했고, 베드로가 출옥 후 곧바로 마리아의 집으로 간 것으로 미루어 복음에  헌신적인 그녀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마가는 어머니의 영향을 받고 자라며 그녀의 믿음과 용기, 지혜와 담력, 봉사와 충성을 배웠고 베드로의 설교를 통역 할 정도의 헬라어를 구사했으며, 베드로에게 받은 가르침들을 복음서 중에 최초로 기록된 마가복음을 저술했습니다.  외삼촌인 바나바와 바울을 따라 떠났던 최초의 선교여행, 아직 이름조차 낯선 역사상 첫 번째 선교여행을 따라갔다가 중도에 되돌아간 실패한 어린 제자 요한 마가 -.  온실에 자란 화초처럼 연약하기만 했던 그에게 선교여행을 너무 거칠고 힘겨운 현실 이였는지도 모릅니다.  도고 두고 붙는 “실패한 제자”라는 수식어는 그가 쓴 복음서를 “실패한 선교사가 쓴 복음서”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합니다.  놀이터의 ‘롤러코스터(Roller coaster)’ 처럼 심한 굴곡을 오르내렸던 자신의 신앙과 닮아서 인지 베드로는 그를 “내 아들”이라고 사랑스럽게 부르며 실패와 아픔을 공유하고 그를 하나님의 위대한 종으로 회복시켜 최후를 맞은 바울의 감옥생활을 돕게 했습니다.

외아들을 하나님의 종으로 양육한 어머니, 조용히 뒤에서 겸손하게 섬기는 복음의 동역자 마리아 – .  그 어머니 아래 성장한 마가는 자신이 기록한 마가복음에 ‘예수 그리스도를 충성스럽게 섬기는 종’으로 묘사했으며 다른 복음서와 달리 족보나 근본, 탄생기록 등이 없고 쉴 세 없이 섬기며 봉사하는 황소, 종을 상징하는 홍색으로 표시 합니다.  신약 성경에 단 한 구절 “마가라 하는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에 가니 여러 사람이 거기에 모여 기도하고 있더라.” (행 12:12)로 마리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위대한 믿음은 마가복음을 읽고 사도행전을 상고하며 바울서신을 연구할 때 더 분명하고 큰 음성으로 말씀하고 있음을 귀담아 경청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