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헌신의 4요소: 서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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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바울은 에베소 교회를 세우기 위해 3년 동안 밤낮을 쉬지 않고 눈물로 헌신했습니다. 눈물은 사랑을 뜻합니다. 사랑이 없으면 눈물을 흘리며 헌신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 만남을 위해 바울을 찾아온 장로들과의 이별 장면이 감동적입니다. 다시 바울을 볼 수 없다는 말에 장로들 모두가 크게 울며 바울을 포옹하고 작별인사를 나눕니다. 잠시라도 더 바울과 함께 하려고 바울이 탄 배가 떠날 때까지 지켜봅니다. 바울의 진실된 사랑을 체험한 장로들의 마음에도 사랑이 싹트고 자라난 겁니다. 사랑으로 묶여 함께 동역하는 동안 바울과 장로들 사이엔 어느새 전우애, 가족애가 생긴 겁니다. 이 사랑의 동역이 에베소 교회의 부흥을 낳은 겁니다.

바울이 2년가까이 복음을 전한 결과 고린도에 교회가 세워집니다. 그런데 바울이 떠난 후, 그 교회는 수 많은 문제 때문에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 문제 하나하나를 다루고 있는 서신서가 바로 고린도전서 입니다. 이 서신서를 깊이 읽고 묵상하다보면, 바울의 진단과 처방이 아주 분명하게 보입니다. 병명은 ‘사랑 없음’이고, 처방은 ‘사랑하라’입니다. 교인들끼리 사랑이 없다보니, 서로 파벌을 만들어 분열하고, 자기가 받은 은사를 내세워 자기가 제일이라고 떠들어대며, 교인들이 죄를 짓고 영적 파멸의 길을 가도 “내 일 아닌데 뭐” 하며 나몰라라 외면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가장 큰 은사인 사랑을 사모하라고 강력하게 권면하고, 흔히 사랑장이라고 불리우는 13장에서 사랑하는 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쳐줍니다. 사랑장에 기록된 요소들 하나하나가 동역과 헌신에 꼭 필요한 소중한 것들입니다.

바울은 사랑을 말하기 전에 먼저 교회를 몸에 비유합니다. 사람의 몸이 많은 지체로 이루어져 있고 그 중 한 지체라도 없으면 안 되듯이, 교회와 교인들의 관계도 그렇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지체인 교인들이 한몸을 이루는 방법은 오직 사랑뿐이라고 강조합니다. 사랑장에 담긴 사랑의 요소들 중 몇 가지만 나누고자 합니다.

서로 오래 참고 서로에게 온유해야 합니다.  원문에는 오래라는 수식어가 없습니다. 그리고 수식어 없이 참으라는 말이 더 강하고 묵직해 보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상황이든 무슨 일이든 그저 인내하라는 겁니다. 그래야 서로가 사랑으로 묶이게 된다는 겁니다. 온유하다고 번역한 원어의 뜻은 친절하다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영어 성경은 ‘kind’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관계의 케미스트리를 말하곤 합니다. 왠지 마음이 가고 편안한 사람이 있는 반면 거북하고 불편한 사람이 있다고 구분합니다. 하지만 교회 안에선 그런 구분이 있어선 안 됩니다. 교회의 모든 식구들에게 다 친절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지체인 성도들 간에 사랑의 싹이 튼다는 겁니다.

투기해서는 안 됩니다. 질투의 원인은 교만과 자기 자랑입니다. 교만한 사람은 자기 보다 나아 보이는 식구들을 질투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기 자랑으로 가득한 사람은 주변 사람들의 마음에 질투의 불을 지르는 겁니다. 이래선 하나가 될 수 없는 겁니다. 교만과 자기 자랑을 없애는 방법은 한 가지 입니다. 우리의 주인이 되셔서 지혜와 능력을 부어주시는 주님만 높이고 자랑하면 됩니다. 내가 한 일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주님께 그 원인을 돌리면 문제는 해결되는 겁니다. 교회가 그런 성도들로 가득할 때 질투는 사라지고 사랑이 자라나게 됩니다.

악한 것을 생각해선 안 됩니다. 이 말씀은 상대방이 내게 한 잘못을 기억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남의 잘못을 용서하고 사랑으로 덮어주라는 말입니다. 남의 잘못을 용서하지 못하는 공동체는 금방 무너지고 맙니다. 서로 손가락질하고 다투다가 분열되거나 사라지고 마는 겁니다. 주님께서도 늘 용서를 강조하십니다. 주기도문에도 그런 주님의 마음을 담아두셨습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해준 것같이 우리 죄를 사해 주옵시고.” 용서는 사랑을 잉태하고 낳는 건강한 태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2019년 시카고의 성도들은 고린도전서에 담긴 사랑장을 읽고 또 읽고 깊이 묵상하고 최선을 다해 실천함으로 ‘서로 사랑’으로 단단히 묶이길 축원합니다. 그래서 가족애, 전우애로 묶여 활발하게 동역함으로 시카고 교계의 속부흥과 겉부흥을 이뤄가는 한 해가 되시길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