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헌신의 4 요소 (3) 서로 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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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3차 선교 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으로 가던 중 바울은 3년 동안 사역했던 에베소 교회의 장로들을 밀레도로 부릅니다. 바울이 장로들에게 한 첫마디는 이랬습니다. 내가 에베소에 간 첫 날부터 교회를 세우기 위해 얼마나 헌신했는지는 이곳에 모인 장로들이 잘 알 겁니다. 내가 쏟은 헌신의 첫번째 요소는 모든 겸손이었습니다.

바울은 겸손과 관련에서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사도행전 15장엔 바울과 바나바가 2차 선교 여행을 준비하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때 둘은 심하게 싸웁니다. 1차 선교 때 도중 하차한 마가를 데려가느냐 마느냐를 놓고 서로 의견이 달랐던 겁니다. 바울은 한 번 실패한 마가를 믿을 수 없다는 겁니다. 데려갔는데 또 포기하면 다른 팀원들의 사기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 겁니다. 그러니 아예 그 가능성을 미리 잘라버려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바나바는 생각이 달랐습니다. 마가가 충분히 회개했다는 겁니다. 회개하면 주님도 용서해주시는데, 우리도 마가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고 주장한 것 같습니다. 바울과 바나바는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둘은 갈라서고 말았습니다.

사실 바울도 주님 만나기 전엔 영적으로 실패한 인생이었습니다. 교회를 핍박하고성도들을 잡아다가 때리고 옥에 가두는 일에 앞장섰던 삶입니다. 그러다 주님을 만나 새롭게 거듭난 삶을 살게 되었을 뿐 아니라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명까지 받은 겁니다. 바울은 주님의 은혜로 살아가는 삶이었습니다. 게다가 바나바가 누구입니까? 자신이 회심했을 때 아무도 자기 진심을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이때 바나바가 나서서 교회 리더들을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해주었습니다. 또한 안디옥에 이방인 중심의 교회가 세워졌을 때 겸손한 바나바는 바울을 동역자로 불러 함께 사역했습니다. 그런데 바울은 마가가 한 번 실패했다는이유로 선교팀에서 빼버린 겁니다. 바울의 겸손하지 못한 행동은 결국 바나바라는 좋은 동역자와 결별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참 아픈 기억입니다. 이 사건을 거울 삼아 바울은 겸손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그 노력의 열매가 빌레몬서에 아주 분명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바울은 로마 감옥에 있을 때 죄수로 잡혀온 오네시모를 만나게 됩니다. 바울은 오네시모에게 복음을 전했고, 오네시모는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합니다. 바울의 양육 속에서 오네시모는 영적으로 빠르게 성장합니다. 오네시모가 감옥에서 나갈 때쯤엔 하나님 나라의 유익한 일군으로 성장해있었습니다. 이때 바울은 오네시모의 원래 주인이었던 빌레몬에게 편지를 씁니다. 빌레몬은 바울의 전도로 회심해서 바울의 동역자가 된 인물입니다. 그런데 빌레몬의 종이었던 오네시모가 주인의 것을 훔쳐 달아났던 겁니다. 바울은 이 사정을 오네시모의 회심 때 들었을 겁니다. 물론 오네시모가 회개를 했고 빌레몬은 바울의 동역자 입니다. 또한 바울은 복음을 전하다가 지금 로마 감옥에 갇혀있습니다. 이런 형편들을 이유삼아 바울은 빌레몬에게 묻지 않고 얼마든지 자의로 오네시모를 일군으로 세울 수도있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오네시모를 먼저 빌레몬에게 보낸 겁니다. 바울 마음대로 하고 싶지 않은 겁니다. 먼저 빌레몬이 오네시모를 자발적으로 용서하길 원했던 겁니다. 바울의 겸손한 행동으로불편했던관계들이 풀렸고, 모두가 하나님 나라를 위한 동역자가 되는 아름다운 결과를 낳았습니다. 겸손이 관계와 동역의 기적을 낳은 겁니다.

교회는 몸이고 성도들은 그 몸의 지체들입니다. 다양한 모양과 성격과 역할을 지닌 성도(지체)들이 유기체처럼 연합될 때 교회는 건강하게 성장합니다. 겸손은 교회의 연합에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영적 요소인 겁니다. 2019년은 성도들 모두가 이 소중한 교훈을 잊지 않고 실천하는 해가 되길 축원합니다. 그래서 각자의 헌신이 동역으로 묶여 올 한 해 속부흥과 겉부흥을 경험하는 한 해가 되길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