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로 된 피싱 이메일 ‘요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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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스 최씨가 지난 14일 받은 한국어로 작성된 피싱 이메일.

거액의 부친 유산 옮기고 싶다며 은행 계좌번호 요구

 

‘피싱’(phishing)은 전자우편 또는 메신저를 사용해서 신뢰할 수 있는 사람 또는 기업이 보낸 메시지인 것처럼 가장함으로써 비밀번호, 은행계좌, 신용카드 같은 개인정보를 편취하는 사기행위다. ‘phishing’이란 용어는 ‘private data’와 ‘fishing’의 합성어로 복잡한 미끼들을 사용해서 누군가의 금융정보와 패스워드를 ‘낚는다’는 데서 유래됐다. 근래들어 여러가지 유형의 피싱이 성행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한국어로 작성된 피싱 이메일까지 등장해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시카고시내 링컨길 소재 스테이트 팜에 근무하는 윌리스 최씨는 지난 14일 “여보세요”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한통 받았다. 발신자가 Angelina_hussXXXXXX@hotmail.com으로 표시된 이 이메일에는 “안녕하세요, 당신을 만나요 싶어요”라는 내용과 함께 링크가 걸려있었다. 최씨는 “어디에 사시는 누구인가요?”라는 답장을 보냈고 5시간 후 “This is about my profile story, please read it carefully”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이메일이 다시 왔다. 특이한 사항은 이메일이 어색한 한국어로 쓰여져 있다는 것이다.

안젤리나 후세인(25)이라고 밝힌 발신자는 “수단 NPC 석유회사의 차장을 지낸 나의 아버지가 죽고 460만달러를 상속받게 됐으나 은행계좌가 없어 옮기지 못하고 있다. 당신의 계좌를 통해 돈을 옮기고 싶으니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수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전의 결과로 가족이 모두 살해당했으며 현재 세네갈에 위치한 다카르 난민촌에 거주하고 있다. 난민 캠프를 떠나 당신과 함께 자유로운 삶을 살며 공부를 더 하고 싶다. 나와 연락하고 싶다면 난민촌을 지휘하고 있는 매튜 필리스 성직자(+221 777 073 080)의 번호로 연락하면 연결시켜 줄 것”이라며 연락처도 제시했다. 물론 “비밀을 지켜주기 바라며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내용도 있었다.<사진>

최씨는 “은행의 계좌번호를 요구하는 내용을 보고 금새 피싱 이메일로 의심했다. 그런데 이메일 내용이 모두 한국어로 쓰여있어서 더욱 황당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메일에 적혀있는 번호를 구글에 검색해보니 같은 내용의 영어로 된 이메일을 스캠 관련 웹사이트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한국인을 겨냥해 같은 내용을 구글 번역기로 번역한 것 같다. 한인 동포분들중에서 피해를 입는 분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국일보에 제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신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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